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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끔찍한 세계경제…아탈리‘긍정경제’를 말하다
실업·양극화…반복되는 고통·위기
지원자서 지배자된 금융이 원인
“협력·이타적 가치담은 완충지대 필요”




“20년이 지나면 훨씬 더 끔찍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세계 인구는 4분의1이나 줄어들 것이고, 마지막 청년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할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다.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사람들의 삶은 피혜해질 것이다.”

우리시대의 석학 자크 아탈리의 미래 전망은 암울하다. 인류가 장기적 비전을 갖지 않으면 현대인의 삶은 지옥으로 변할 것이란게 그의 주된 논지다.



이런 부정에서 출발한게 아탈리의 긍정경제학이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규합해 긍정경제싱크탱크를 조직한 아탈리는 반복되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바로 ‘긍정 경제’(Positive Economy )모델을 제시한다. 즉 단순히 부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 아닌 ‘이타적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 세대’의 이익을 고려한, 인내하는 자본주의다.

아탈리는 실업문제와 빈부격차 심화, 소득불평등의 현 경제 위기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단기적 성과에 매달린 탓으로 본다. 금융이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난게 결정적이다. 금융은 본래 단기 저축을 장기 투자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규제완화 등으로 탈중개화되면서 경제 각 부문을 돕기보다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구조가 복잡해지고 새로운 정보기술로 통화의 유통속도가 빨라지면서 단기 금융의 지배는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업 역시 장기적인 사업구축은 뒤로 하고 까다로운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수익을 가져다주기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긴급성 중독’은 사회, 도덕적 변화까지 초래했다. 소비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각 개인들은 대출을 받아 생활하면서 과도한 부채로 허덕이는 상황이다.



아탈리는 이런 사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 관점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내세운 긍정경제는 바로 자본주의의 금융 및 경제 도구들을 배척하지 않으면서 협력과 이타주의를 뼈대로 장기적인 비전을 담은 완충지대를 설계하는 것이다.우선 금융을 실질적인 경제를 지지하는 본래의 역할로 되돌리는게 선결 과제다.

아탈리는 “예금자들의 저축을 책임감 있게 운영하는 금융의 역할은 장기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인류가 원하는 바로 나아가는 데 극히 중요하다. 긍정적 금융은 사회와 구성원 전체를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며, 이런 긍정적 금융의 기반 위에서 ‘인내하는 자본주의’, 긍정경제가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탈리와 싱크탱크는 긍정경제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기업, 재정, 제도, 교육, 환경, 기술 등 각 부문에 걸친 45개 과제를 제안한다. 45개 제안 중 첫째는 기업의 목표에 대한 재정의란 점이 시사적이다. 아탈리는 지금까지 기업은 오로지 금전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조직체로 정의돼왔는데, 모든 기업이 긍정적 기업이 되려면 장기적 비전을 포함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주주의 소유권을 부분적으로만 인정함으로써 다른 주체들의 입지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파격적이다. 기업 대표의 지위를 재정의한 대목도 있다. 주주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해 관계자가 동의하는 기업의 전반적 이익을 실현하는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이다. 사회적 기업의 법적 지위 마련도 제안에 포함됐다.

긍정경제의 발전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지표 개발도 선보였다. 비금융 부문의 긍정지수는 투명성, 장기적 관점을 포함한 긍정적 활동 평가, 회계기준 재정립 등이다.

기업의 연구개발 세금공제에 사회혁신성을 포함시키기, 생산자의 책임 확대, 환경 및 사회 기여도 평가제도, 미래 세대 이익을 전담하는 기구 설립 등도 들어있다. 시장에 도덕성을 결합한 실험이 성공할지 관심사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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