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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모그 난민’ㆍ‘스모그 소송’ㆍ‘스모그 질환’까지…대기오염에 비상걸린 中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극심한 스모그에 중국 전역이 앓고 있다. ‘스모그 난민’에서부터 ‘스모그 소송’ 등으로 4억 6000만여 명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시, 톈진시, 허베이성 등의 변호사들의 지방자치 당국이 스모그 사태에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사들은 “지난 몇 년간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달란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추진된 적은 없었다”며 당국이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대기오염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분노는 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변호사들이 제출했다는 청원서가 화제가 됐다. 인터넷에서 중국 대기오염 실태를 다룬 다큐영화 ‘언더 더 돔’(Under the Dome)의 조회수는 1억 6000만 회를 넘어섰다. 대중환경보호연구소의 마준 소장은 “도로에 나온 자동차 수를 규제하는 것보다 실제 배출되고 있는 배기가스량을 공개하는 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환경법상 지자체는 배기가스량이 많은 기업에 대한 정보 및 초과된 배기가스량을 공개해야 하지만 실제로 이를 공개하는 곳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19일 올들어 처음으로 베이징 등 23곳에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를 내렸다. 적색경보가 6일 연속 이어지면서 중국에서는 ‘스모그 난민’까지 생겨나고 있다. 적색 경보가 난 지역의 주민들은 맑은 공기를 찾아 남부 지방, 해안, 섬 등으로 대피하고 나섰다. 서부 지역이나 해안 지역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 판매량은 적색경보가 내려지기 이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비싼 1등석을 제외하면 남부 산야, 샤먼 등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은 거의 매진됐다.

남서부 쓰촨성 청두시에서는 중국 시민들이 집회시위를 벌이려고 했지만 시 기동대가 중앙광장을 폐쇄시켜 무산됐다. 웨이보에는 “환경을 파괴하는 대상에는 정부가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는 과도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의 글이 쏟아졌다. 베이징 시의 인민대표대회는 2주 전부터 스모그를 ‘기상 재해’로 방법을 논의했지만,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공해를 일으킨 조직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한편, 베이징에 거주하는 발렌 린은 “스모그를 피해 주말에 스키 리조트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며 “일부러 공기 오염이 심해지는 겨울에 휴가를 길게 잡았다”고 말했다.

장후이 베이징 교통대학 관광학과 교수는 “과거 북부지역 사람들은 겨울에 따뜻한 곳을 찾아 휴가를 떠났는데 이제는 공기 좋은 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씨트립닷컴 등 온라인 여행사들은 발빠르게 ‘스모그 탈출 휴가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씨트립닷컴은 매년 스모그를 피해 15만명이 해외 여행에 나설 것으로 추산했다.

스모그로 인해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들은 휴교했으며 베이징에서만 1200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랴오닝성은 18개 구간의 고속도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20일 오후까지 베이징 국제공항의 217편이 경항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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