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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족 그들은 지금] 열명중 서넛은 공연 ‘1인1티켓’…‘혼공’도 일상인 세상
싱글티켓 예매 지난해 34% 차지
트렌드 조사에선 ‘혼공’ 38.2%나

KT뮤직, 빅뱅콘서트 초청 1인1매
혼공남녀 위한 이벤트 진행하기도


#. 30대 직장인 A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단독 콘서트 소식을 듣고, 표를 예매하기 위해 점심시간에 피씨방으로 향했다. 언제 매진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마음 졸이면서 예매사이트 접속에 성공했다. 한 장이냐, 두 장이냐, 잠시 고민하던 A씨는 한 장만 예매했다. 시간 맞춰 같이 갈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눈치보지 않고 팬심에 푹 빠져보고 싶어서다.

‘나 혼자 놀기’의 끝판왕, ‘나홀로 공연(혼공)’족이 늘고 있다.



국내 최대 공연 티켓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1인1매 예매 티켓율의 성장세가 무서운 수준이다.

2005년 싱글티켓 비율의 전체 공연판매량 대비 11.3%였으나 2010년에는 18.60%, 2012년엔 20%를 넘은 24.10%, 2013년엔 30%를 돌파한 31.50%, 2014년에는 33.8%에 달했다. 2015년은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공연계 지원을 위한 ‘공연티켓 1+1’ 지원사업의 영향으로 나홀로 예매비율이 유의미 하진 않지만 적어도 34%이상은 넘을 것으로 인터파크는 보고 있다.

물론 싱글티켓 예매비율이 전적으로 ‘나홀로 공연관람’을 뜻하진 않는다. 동호회 등에서 단체관람을 정하고, 각자 티켓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1인 1매 예매비율이 나홀로 공연관람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지난 10년에 거쳐 꾸준히 증가한 것에 비춰볼때 혼자 공연을 보는 인구가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글담출판사와 함께 진행한 나홀로 트렌드 조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성인남녀 1884명중 응답자 대부분(96.4%)는 ‘혼자 무언가 해 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중 가장 많은 대답은 ‘혼밥을 해봤다’(94.0%)였고, ‘혼영(영화관람 73.4%)’과 ‘혼술(72.6%)’, ‘혼행(여행 61.8%)’을 해봤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고, ‘혼공’은 38.2%를 차지했다.

혼자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를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도 대처도 발빠르다.

KT뮤직은 내년 1월 7~8일에 열리는 빅뱅 콘서트에 고객 78명을 초정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자사 음원서비스인 지니뮤직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가능하고, 대신 티켓은 1인 1매만 지급한다.

그런가하면 ‘나홀로 연말’족을 잡기 위한 적극적 이벤트도 있다. 남성 듀오 옴므(이현ㆍ이창민)는 크리스마스 홀로 보내야하는 솔로들을 위해 24일과 25일에 열리는 콘서트에 ‘혼공남녀ZONE’을 만들고, 선 예매를 시작했다. 이처럼 혼자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혼자 여가를 즐기면서 몰입도가 커지고, 위안을 얻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공연예술산업론 교수는 “술도 먹고 밥도 혼자 먹는데 혼자 공연을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라며 “누군가와 약속을 해서 함께 즐기는 이벤트 보다 공연 보는 자체가 주가 됐다”고 봤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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