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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가마니로 본 일제강점기 농민수탈사’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가마니로 본 일제강점기 농민 수탈사(인병선ㆍ김도형 엮음, 창비)=흔히 곡식을 담는 자루를 가리키는 가마니는 순 우리말로 여겨지지만 일본어 카마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래 일본이 조선에서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조선에 일본식 자루를 들여오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가마니 이전에 곡식 담는 포대로 ‘섬’이 있었다. 그러나 가마니가 섬보다 부피가 작아 한 사람이 운반하기에 적당하고 촘촘해 대체됐다. 책은 1910년대 부터 해방 전까지 조선 땅 방방곡곡의 가마니 생산에 관한 신문기사 340건을 엮은 자료집이다. 특히 전시 체제아래 ‘애국’의 명분으로 가마니 제작이 장려되면서 학교에서 가마니짜기를 배우는 당시 풍경도 들어있다. 일제의 전쟁 수행을 위해 생산대금 마저 국가에 헌납해 ‘가마니호’라는 비행기를 만드는데 바쳐야 했던 식민지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돈을 찍는 자(쉬진 지음, 권하정 옮김, 내인생의 책)=미국 금리인상이 한국은 물론 각국의 경기 지표를 흔들어놓고 있다. 세계경제의 흔들림은 결국 각국 중앙은행 사이의 치열한 힘겨루기의 결과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돈을 찍어내는 사람들의 치열한 권력다툼의 결과라는 얘기다. 저자는 300년 전 중앙은행의 탄생에서부터 오늘날 미 연준까지 중앙은행이 걸어온 길을 꼼꼼히 분석한다. 최초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생겨난 건 전쟁으로 자금 융통이 힘들어진 왕실을 보조할 필요성에서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전쟁으로 인한 왕가의 과도한 지출을 막아 자금부족의 여파가 서민에게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민간영역의 자구책이기도 했다. 왕권을 위한 기관이던 중앙은행은 시민혁명의 든든한 뒷배가 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민간은행으로서 다른 민간은행과 경쟁을 하고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과 국가의 미래를 건 수싸움을 벌이는 중앙은행에 대한 이해를 깊게할 수 있다.



▶시간을 짓는 공간(김승희 지음, 북하우스)=후암동은 최근 건축가들의 작은 집 짓기 실험장으로 인기다. 골목이먼저인지 집이 먼저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들 한 쪽에 빨강 테를 두른 개방감있는 사무실이 눈에 띈다. 건축가 김승희 서울대교수가 일하는 곳 ‘소율’이다. 철골 구조 프레임을 그대로 노출한 이 집은 선명한 빨강과 철골이 지은이의 말을 대신한다. 책은 저자가 15년에 걸쳐 자신의 주거공간인 집과 일의 공간을 어떻게 지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건축가가 자신의 손으로 살 집을 짓는다는 일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저자는 집을 원했지만 디테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 당황한다. 살고 싶은 집을 본격적,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완성해가는 동안 내가 살고 싶은 집은 결국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이라는 깨달음으로 온다. 위치와 터를 정하고 원하는 공간들을 앉히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통해 집의 안과 밖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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