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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운명의 날] 외신들 “한때 강철에서 꼭두각시”, “최초로 쫓겨나는 대통령”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9일 주요 외신들은 한국에 역사적인 탄핵의 날이 밝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 이후 최초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쫓겨나는 대통령이 됐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대통령이 낙담한채 잠 못 이루며 홀로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제목으로 탄핵 소식을 전했다.

NYT는 최순실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박 대통령은 성난 대중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자기 연민, 절망, 깊은 외로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BBC방송 뉴스 캡쳐]

NYT는 “박 대통령은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운명의 장난처럼 어린 시절을 보냈던 청와대에 홀로 고립됐다”며 “보좌진에 따르면 거의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밖 시위대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외로우면 최순실과 함께 감옥에 가라”고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의 여성’ 19명 가운데 박 대통령을 꼽았다. 올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끌 선장으로 발탁됐고,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득표수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 집계에서 패했다.

FT는 메이와 힐러리를 포함 탄핵으로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박 대통령 등을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때 강철같은 대통령이었지만 최근에는 휘몰아치는, 때로는 외설적인 주장 속에 꼭두각시로 드러났다”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날 영국 BBC방송도 뉴스 홈페이지 톱기사로 한국의 탄핵 소식을 전했다. BBC는 탄핵이 최종 결정되면 박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쫓겨난다고 덧붙였다.

AFP통신 역시 “탄핵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는 깜짝 놀랄만한 몰락(startling fall)”이라며 박 대통령이 스스로 “국가와 결혼했다”라고 할 정도로 청렴함을 앞세워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도 “박 대통령이 역사적 탄핵에 직면했다”며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보수적이지만, 전직 판사를 인용해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너무 심해 헌재도 탄핵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대부분 정치 전문가들이 탄핵안 가결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번주초만해도 탄핵 가결에 필요한 200표를 가까스로 넘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이틀간 폭로된 내용들은 박 대통령에게 더 심한 타격을 입혔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 때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는 보도가 가장 큰 타격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전문지 포춘은 이번 사태가 어떻게 결론나든 가뜩이나 열악한 한국 여성 리더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춘은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수는 전체의 17%에 불과해 193개국 중 111위라며, 북한(16%, 117위)과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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