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1,2(김용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돌아보면 지난 몇 년간 세계는 혁명의 길을 간단없이 이어오고 있다. 2010년 아랍의 봄, 2011년 월가점령시위를 시작으로 각국의 광장에는 시시때대로 군중이 몰려들고 있다. 세계는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 걸까.‘철학까페’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온 철학자 김용규씨가 펴낸 ‘철학까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는 시인 김선우,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 소설가 김연수 등과 함께 진행해온 인문학콘서트의 텍스트편이다. 저자는 5년만에 연 ‘철학카페’를 통해 오늘날 ‘위험사회’속에서 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예술가들과 함께 모색한다.1부 ‘혁명’ 김선우 편에서는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를 출간한 김선우 시인과 함께 일상의 혁명, 이뤄내야 할 혁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시작은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의 낭독공연. ‘하늘의 법’을 내세워 왕의 명령에 저항했던 안티고네를 통해 오늘날 시민불복종과 저항의 모델을 찾아낸다.2부 ‘이데올로기’ 김연수편에서는 아서 쾨슬러의 장편소설 ’한낮의 어둠‘을 통해 이데올로기 문제를 짚고, ‘민생단 사건’을 다룬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속성을 다뤘다.
▶아무도 아닌(황정은 지음, 문학동네)=황정은의 세번째 소설집으로 ‘파씨의 입문’이후 4년여만이다. 2013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上行’, 2014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상류엔 맹금류’ 등 여덟편의 단편을 담았다. 작가는 책 앞쪽에 제사 혹은 작가의 말로 읽힐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을 적었다. “아무도 아닌,을 사람들은 자꾸 아무것도 아닌, 으로 읽는다”. 단편 ‘명실’은 작품 발표 당시, ‘아무도 아닌, 명실’로 소설집의 제목이 여기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명실은 생전 단 한 권의 책도 낸 적 없는 작가인 친구 실리를 기억하고 그녀가 남긴 수만 권의 책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녀는 사용한 지 오래돼 굳어버린 실리의 만년필을 찾아 무언가 쓰고자 한다. 언젠가 실리가 들려주었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 실리와 밤배 위에서 본 집어등의 불빛들을 떠올리며 마침내 쓴다. 지하에 있는 서점에서 일하던 나가 실종된 소녀의 목격담을 고백하는 이야기인 ‘양의 미래’, 이상한 소음들에 시달리며 이웃들을 무서운 방식으로 체험하는 ‘누가’ 등 죽음과 상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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