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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디오니소스의 잔인한 복수 최선일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만 사실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화가 인간의 단순한 상상력 이상인 이유다. 인간의 쾌락추구, 광기와 감성적 측면을 대변하는 디오니소스는 제우스가 직접 허벅지로 나은 자식이다. 그의 어머니는 테베의 국왕 카드무스의 딸 세벨레이나. 헤라의 꼬임에 빠져 제우스에게 신의 형상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가 신의 위용에 타 죽고 그 어미의 뱃속에서 살아남은 이가 디오니소스다.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허벅지에 심었다가 출산한다. 헤라의 눈을 피해 방랑의 길을 떠날 수 밖에 없는 디오니소스를 위로한 건 대모신 키벨라. 포도재배와 종교의식을 배운 디오니소스는 술과 함께 황홀경의 종교 전파에 나서 마침내 사촌 펜테우스가 다스리는 테베로 향한다.

이는 그리스 마지막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바카이’의 배경이다. 역사가로 잘 알려진 주경철 서울대교수는 이 ‘바카이’에서 디오니소스의 잔인한 복수극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 신의 정의, 인간의 고귀함을 읽어낸다. 


일요일의 역사가/주경철 지음/현대문학

그가 경계를 넘어 문학과 다른 쟝르의 작품을 맛깔나게 들려주는 ‘일요일의 역사가’(현대문학)는 ‘바카이’를 비롯, 14세기 모로코 왕궁 출신의 여행자 이븐 바투타가 남긴 여행기, 잔혹한 통치자였던 러시아의 이반 뇌제를 다룬 영화 ‘폭군 이반’ 등 모두 열한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아스테카 문명의 인신 희생 제의를 보여주는 ‘과달루페의 성모’, 중세의 베스트셀러들을 두루 섭렵한 이탈리아 산골 마을의 기인 메노키오, 15세기 마녀에 대한 개념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등 문화의 저변을 두껍게 형성해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역사의 촘촘한 그물망을 통해 건져낸 문학과 예술 이야기, 통찰과 메시지는 새로운 의미망을 만들어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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