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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60달러 中유가 시대 온다…‘악마는 디테일’ 회의론도(종합)
[헤럴드경제=김성훈ㆍ이수민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이 8년만에 감산 합의에 성공하면서 ‘중(中)유가’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예상을 깨고 이날 하루 생산량 120만 배럴 감축에 성공함에 따라 일각에선 유가가 60달러를 넘어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이번 감산 합의를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차익실현 등으로 인해 오히려 변동성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 배럴당 60달러 시대 오나…최고 70달러 전망도= OPEC은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어 9시간의 회의 끝에 회원국들이 하루 최대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120만 배럴 줄이는 것에 합의했다. OPEC 합의에 따라 비OPEC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도 하루 평균 3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유가 상승에 힘이 실렸다. 



이번 감산 합의로 OPEC 회원국들의 유가 목표치 달성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원유 가격을 배럴당 55~60달러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왔다. 이 같은 수준의 유가는 원유 생산자들이 충분히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 높지만, 동시에 수요를 해치치 않고 경제 성장을 계속해서 견인할 만큼 낮기도 해 최적의 유가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합의에 대해 “원유 시장에 좋은 날이다, 원유 업계에도 좋은 날이다”면서 “합의는 우리만 원했던 것이 아니라 시장도 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애널리스트는 최근 감산 안이 통과되면 국제 유가는 내년에 배럴당 60달러대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많은 전문가들이 유가가 배럴당 55달러에서 70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증권의 라이언 토드 애널리스트는 “60달러 안팎이 최적 지점이 될 것으로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ICAP의 월터 짐머만 수석 기술분석가는 “향후 몇 주 동안 WTI의 배럴당 가격은 59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1일 생산량을 50만배럴만 줄여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초중반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지뢰=하지만 ‘저유가의 지뢰’가 완전히 해체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 생산량 120만 배럴 감산으로 원유시장에 대한 팽배한 잿빛 전망에 다소나마 숨통을 트여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유가가 변동성이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우선 OPEC이 발표와 달리 감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영자문기업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야세르 엘긴디 분석가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OPEC이 뚝딱 해결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면서 “감산합의를 실제로 이행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감산합의 소식에 유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OPEC은 여전히 시장에 팽배해 있는 회의적인 시각에 감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UBS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담당 국장인 아트 카신도 “OPEC이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합의를 지킬 것인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유가 결정 구조에서 OPEC의 힘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10월 세계 석유공급량 9780만 배럴 가운데 러시아ㆍ브라질 등 비OPEC 국가들의 산유량은 5704만 배럴을 차지한다.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3383만 배럴)의 1.5배 이상이다.

미국의 셰일가스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셰일업체들은 유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시추 기술 발전 등에 힘입어 가격경쟁력과 생산효율성을 높여왔다. 게다가 미국의 차기 백악관 주인이 될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감세와 규제완화 등으로 미국 내 화석에너지 개발 및 생산을 확대하고, 이로써 에너지 독립을 이루는 한편 일자리도 늘리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이와함께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도 나올 수 있다. 이는 유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당분간은 원유 가격이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각에선 하루 유가 변동폭이 3~4%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벤디쉬 자산관리(Cavendish Asset Management)의 펀드매니저인 폴 멈포드는 이와 관련 “산유국의 감산 결정처럼 큰 계기가 생기면 이익을 취하려는 투자자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면서 “며칠동안 시장이 출렁일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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