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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춘·우병우·삼성…“진짜 수사 이제부터”
내달 초 특검 임명전 추가수사 결과 ‘주목’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전방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고 실세로 지목된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고, 삼성그룹과 관련된 각종 의혹도 이번 중간수사 발표에서 빠지면서 법조계 일각서는 ‘진짜 검찰 수사는 이제부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달 초 특별검사 임명 전까지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얼만큼 더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으로 꼽힌다.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향후 수사 전략과 일정 변경 여부 등을 놓고 심도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54) 변호사가 사실상 검찰 조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초 이번주로 예상됐던 대통령 대면조사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우선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은 검찰이 박 대통령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할 지 여부다. 일반적인 피의자는 정당한 사유없이 세 차례 출석 거부를 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은 헌법 84조에 따라 불소추 특권을 지니기 때문에 당장은 긴급체포 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전직 실세들에 대한 수사도 만만치 않을 공산이 크다. 전날 수사본부 관계자는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과 관련 “수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사람은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도와줬다는 혐의 등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상황이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비서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김 전 실장은 “(비서실장 당시) 최 씨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최 씨를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정농단 배후’에 김 전 실장이 깊숙하게 개입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서는 검찰이 ‘제 살 도려내기’를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민정수석실은 지난 5월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을 투자받은 뒤 돌려주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를 흘리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K스포츠재단은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날인 6월 9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70억원을 롯데에 반환했다. 중요 수사 정보가 미리 새어 나간 정황을 감안하면 검찰 내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과 정유라(20) 씨에 대한 각종 특혜제공 의혹에 중심에 서 있는 삼성그룹 수사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등을 소환조사하고 삼성선자 대외협력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전날 중간수사 결과에서는 삼성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삼성 양측이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고 뚜렷한 증거 역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기업들의 제3자 뇌물죄 혐의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혹 규명에 실패할 경우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특검 시작 전까지 최 씨 딸 정유라(20) 씨의 입시부정 및 학사특혜에 대해 검찰이 얼마나 규명할 수 있을 지 남은 기간 동안 주목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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