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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울리는 ‘세상을 바꾼’ 한마디…
영국을 ‘해가지지 않은 나라’로 만든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왕위에 오른 것은 우연이었다.

아버지인 헨리 6세는 딸들에게 무심했고, 어머니는 간통과 반역죄로 처형됐다. 공주 직위마저 박탈당했다. 이복 언니 메리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했다. 왕위 계승에서 제외된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복 언니 메리 1세가 갑자기 죽자 25살 나이에 뜻하지 않게 왕위에 올랐다.

왕이 되자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국가와 결혼한’ 그는 중상주의 정책으로 나라 곳간을 가득 채웠고, 세계 최고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퇴시키며 세계 제국의 틀을 마련했다. 셰익스피어로 대표되는 영국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그는 ‘황금연설’로 불리는 마지막 의회 연설을 남겼다. “왕관은 남이 쓴 모습을 볼 때 영광스러운 법이지만, 직접 써 보면 그다지 즐겁지 않다.”
프런티어들의 깨우침 / 전창협 지음 / 깊은나무

2016년 11월, 대한민국은 혼돈의 연속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위반하는 공화국 초유의 상황앞에 ‘100만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1세를 롤모델로 언급했지만, 엘리자베스 1세의 업적과 그의 마지막 연설을 생각해보면 헛웃음이 나올 일이다.

헤럴드경제를 통해 연재됐던 ‘세상을 바꾼 한마디’를 수정 보완한 ‘지구 위를 뜨겁게 걸었던 프런티어의 깨우침’이 출간됐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들의 근원을 탐구한 책이다. 120명의 ‘120마디’가 나온 배경과 인물을 탐구한 이 책의 미덕은 과거의 말들이 오히려 지금에 더 울림이 있다는 점을 깨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엘리자베스 1세의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란 명언처럼 시대는 다르지만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과 21세기 한국의 통치자가 연결된다. 말의 힘은 시공을 초월, 오늘 현재도 여전히 유통기한을 넘어가지 않는 법이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한국전 참전결정을 했던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은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란 좌우명을 백악관에 걸어놓고 살았다. 그의 결단은 논란이 있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결정을 내린 지도자란 점에는 다른 목소리가 없다. 이 역시 요즘 우리 상황을 보면 반면교사로 새겨들만한 대목이다.

메이저리그 홈럼왕 베이브 루스가 남긴 “모든 삼진은 홈런으로 가는 길이다”는 올해 무려 108년만에 메이저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시카고 컵스의 실패와 성공을 위해 준비된 말일 수도 있다.

만인들이 아는, 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언이 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71살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으로 알려져 있다. ‘100만 촛불 집회’이후 정치권에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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