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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호황’부산…‘브레이크론’이유있네
분양 청약경쟁률 수백대 1 속출

재건축 아파트값도 고공행진

11·3 전매제한 등 부산 비껴가

“외지 투자수요 막아야” 목소리


“부산은 실수요가 뒷받침을 해줬기에 투자수요가 계속 유입될 수 있었던 겁니다. 앞으로 청약률이야 좀 떨어지는 게 불가피하겠지만 계약률에선 큰 타격을 입을 거라고 보지 않아요.”

부산의 분양시장과 일반 주택시장은 올해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사들은 12월까지 수천가구를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산 주택시장의 과열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헤럴드경제DB]

다음달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 분양소장의 말이다. 그는 1순위 제한ㆍ재당첨 금지를 강화한 정부의 11ㆍ3 대책의 여파를 부산도 피해갈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실수요자에게 당첨 기회가 더 간다는 장점이 커졌지, 공급자 입장에서 크게 나쁜 부분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부산 주택시장의 ‘나홀로 호황’이 도드라진다. 올해 공급된 아파트마다 청약 경쟁률 수백대1을 기록하는 건 예사다. 지난 9월 청약을 진행한 ‘명륜자이’는 무려 523대1의 경쟁률을 썼다. 올해 부산의 청약 광풍을 보여주는 상징과 같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선 11~12월에 8개 단지, 68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연말치곤 많은 물량이다. 정부가 내놓은 11ㆍ3 대책 중 전매제한 같은 직격탄이 부산을 비껴갔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를 포함한 전반적인 주택 가격도 크게 올랐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주 부산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3%로, 전국평균(0.04%)의 3배가 넘었다. 월 단위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도 부산 집값 상승세는 독보적이다. 올해 1~10월 사이 부산 아파트는 2.54% 올라 전국 광역시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웃한 대구(-2.81%), 경북(-3.00%), 경남(-0.81%)의 아파트값이 나란히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해운대구(4.73% 상승) 집값이 가장 크게 뛰었다.

부산 주택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2014년부터 2년 사이에 20% 가까이 아파트값이 폭등했고 매수자들 사이에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급작스럽게 시장 활기가 꺼진 케이스”라며 “부산은 2011년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여전히 수요가 견고하다”고 했다.

부산 집값이 선전하는 데에는 도심 내 재건축ㆍ재개발도 한몫 거든다. 최근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남천2구역) 재건축과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광안리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저마다 부산 최고로 짓겠다, 엘시티 뛰어 넘겠다 하면서 홍보전을 펼치고 있고, 사겠다고 나서는 외부수요도 많다보니 호가가 계속 오른다”고 했다. 삼익비치타운 매매 실거래가는 1년 사이에 1억2000만~1억7000만원 뛰었다.


지역 내에선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산을 잡지 않는 것에 불만도 있다. 현재의 시장 구조상 분양 이익은 외지인들에게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운대구 G공인 대표는 “당첨 가능성이 높은 타지인 명의의 ‘실한’ 통장들이 청약 대행업체 등을 통해 부산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입지 좋은 아파트에선 이런 통장이 당첨을 싹쓸이하는 게 사실”이라며 “부산에선 전매제한이 가능하니까 나중에 웃돈 받고 빠져버리면 그만”이라고 귀띔했다.

국토부는 전매제한을 지방에도 적용하려면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부산을 전매제한 조정 지역에서 제외했다. 다만 “과열 여부를 주시하면서 주택법 개정을 앞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지역경제 악화가 부산 주택시장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부산(-8.9%)을 비롯해 울산(-5.8%), 경남(-5.1%)의 광공업 생산은 감소했다. 조선ㆍ해운경기가 부진한 결과다. 이는 곧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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