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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도 보기싫다”…朴대통령 기념물 잇단 수난
울산 관광명소 ‘대왕암공원’

대통령 방문기념 입간판

얼굴훼손돼 결국 철거 수모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국면으로까지 내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울산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박대통령의 울산 방문을 기념해 세운 ‘입간판 속 대통령 얼굴’이 누군가에 의해 흉하게 훼손돼 결국 철거하기에 이른 것이다.

울산 동구는 울산의 대표 관광명소인 ‘대왕암공원’에 세워진 ‘대통령 방문기념 입간판’을 최근 철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간판은 지난 7월 박대통령이 울산의 ‘대왕암공원’을 ‘깜짝 방문’한 것을 홍보하기 위해 8월말 가로 90cm, 세로 70cm, 높이 1m50cm로 대왕암공원 다리 진입구에 설치한 것이다. ‘세계최고의 조선1번지’ 울산 동구였지만 조선경기 침체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울산시와 동구는 경기를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고육지책으로 지역명소인 ‘태화강십리대숲’과 ‘대왕암공원’ 등을 방문한 대통령을 앞세워 ‘박근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려 했던 것.

하지만 이 입간판은 설치한지 100일도 채우지 못하고 영구 퇴출되고 말았다.

박근혜대통령 방문기념 입간판은 설치 때부터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렸다. 울산 동구는 ‘대한민국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대왕암공원 방문’이라는 제목 아래 ‘대통령께서 걸으신 곳’ 등 시대와 동떨어진 표현으로 “지금이 60년대냐”, “이름만 바꾸면 북한 김정은”, “독재시대를 보는 듯…”이라는 등 누리꾼과 관광객들의 비아냥이 난무하는데도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홍보 도구로 활용해왔지만 이 조차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겪으면서 입간판에 새겨진 대통령 얼굴이 훼손했다는 신고를 수차례 받아왔다”는 울산 동구청은 지난 2일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당일 오후 곧바로 철거했다. 대왕암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가보니 대통령 얼굴이 예리한 도구로 깊이 스크래치가 난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왕암공원을 찾은 최모(62) 씨는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된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화가 치밀어 꼴도 보기 싫다”는 거친 반응을 보이면서 “운동을 겸해 대왕암공원을 자주 찾는 편인데 다리 입구에 있던 입간판이 보이지 않아 그러지 않아도 의아했다”고 말했다.

울산=이경길 기자 hmd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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