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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촛불잔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시민들이 한 손에 촛불을 움켜쥐며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당당히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3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 참석자들(주최측 집계 100만명, 경찰측 26만명)은 어둠이 내려앉자 모두 촛불을 움켜쥐면서 말 그대로 ‘촛불 잔치’를 열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국정농단 의혹으로 구속된 최순실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강한 분노에도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무력을 동원해 위세를 떨쳤던 과거 시위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촛불’이 있었다. 실정(失政)하는 정부에 대해 비판은 하되 비민주적인 폭력은 쓰지 않겠다는 민주 시민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촛불집회는 야간에 촛불을 들고 항의나 추모를 목적으로 하는 비폭력 평화시위의 방식으로 벌이는 집회를 말한다. 촛불집회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반전 운동가들이 1968년 미국에서 촛불을 들고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시위를 벌임으로써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온라인 서비스 유료화 반대시위가 촛불집회로 벌어져 시위에 활용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이후 2002년 미군 장갑차 사망 여중생 추모집회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2009년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추모 집회 등 촛불집회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평화 시위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정치권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우리나라 전반이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주위를 밝히는 촛불이 역사를 다시 바로 세우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불씨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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