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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콘·월가시대 부활?…내각 물망 인사들에 회의론 확산
대부분 부시 정권시절 보수 인물

금융자본가 등 미검증 인사 많아다수 공화당·관료들은 사양 일색

후보 물색 차질…조각 난항 예고

“왜 네오콘ㆍ월가 사회가 부활한거죠”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뽑았다는 한 유권자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남긴 글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후보들이 하나같이 조지 W.부시 정권 시대의 신보수주의(네오콘) 인물들이거나 월가의 금융자본가라는 지적이다. 사실 정치경력이 전무한 트럼프 당선인의 자문단이 네오콘과 월가로 구성돼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된 일이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다수의 공화당 및 관료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혀 후보 물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내각 하마평이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 그룹이 대거 내각에 기용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조지 W. 부시 정권 시대의 신보수주의(네오콘) 인물들이거나 월가의 금융자본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많은 전문가들이 대선 당시 ‘네버 트럼프’(트럼프 저지운동)에 가담해 트럼프 당선인측이 내각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력 후보들이다.

더 데일리 비스트(TDB)는 이날 트럼프 캠페인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안보 방면으로 마땅한 인사를 뽑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측근은 매체에 “국가안보 쪽으로 기용하고 싶었던 인사들은 모두 ‘네버 트럼프’(Never Trumpㆍ트럼프 저지운동)에 가담했다”라며 “이론적으로 국토안보부에 약 20명에 달하는 후보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를 맡아줄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트럼프 캠페인 관계자도 내각을 구성할 후보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100명에 가까운 보수 인사가 트럼프 내각과는 함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370명의 경제학자도 트럼프 반대성명을 발표해 전문 지식인이나 실무자를 각료로 기용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현재 트럼프 내각 후보들은 트럼프의 최측근이거나 지지를 표했던 소수의 네오콘 세력이거나 금융자본가들이었다.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시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학계 인사들에게도 접촉하고 있으나, 잇따라 거절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전했다.

현재 물망에 오른 후보들은 모두 폴리티코와 더 힐, 뉴욕타임스(NYT), 마더존스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해온 인사들이자 트럼프 선거캠페인에서 자문역할을 해온 인사들이었다. 새로 추가된 후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에 있는 인사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다.

현재 국무장관과 국방부 장관, 안보수석, 국토안보부 관직에는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마이클 플린 국가정보국(DIA), 크리스 크리스티, 데이비드 클락크 위스콘신 주 밀워키 카운티 보안관, 루돌프 줄라이나 전 뉴욕 시장, 팜 본디 플로리다 주 검찰총장, 존 볼턴 전 국무부 군축안보 차관 , 밥 코커 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 백인 남성이라는 것이며, 안보에 있어서 미국의 공격적인 개입주의를 주장해온 ‘강경파’, 이른바 네오콘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지지해온 ‘트럼프 사단’을 자처하기도 한 인사들이다. 법무장관 후보로 오른 루퍼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구속수사를 촉구해왔으며, 트럼프의 성추문 논란 당시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변호했다. 깅리치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인식을 칭찬하며 미국 주요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팜 본디 플로리다 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재단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꾸준히 받아온 인물이다.

한편, 국무장관이나 다른 외교ㆍ안보 요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존 볼턴 전 주 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천명해온 인사들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두 인사는 현직 외교관들이 모두 싫어하는 존재이며, 공화당 내에서도 돌발행동이 잦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밥 코커와 리처드 하스, 그리고 깅리치도 강경파로 꼽힌다. 이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선제공격이나 강경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상무장관과 경제 주요 각료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최고경영자(CEO)들이 뭉쳤다. 그중에서도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금융자본가 칼 아이컨이 유력 재무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인터뷰에서 아이컨이 “좋은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헤지펀드사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 CEO 스티븐 너친과 보험업체 ‘리 매니지먼트 컴펜세이션’ 그룹의 CEO 존리딩스 등 10명의 기업ㆍ금융인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네티즌들은 레딧에서 “네오콘과 월가의 시대가 부활했다”라며 “결국 트럼프도 거짓말쟁이 정치인이었다”라고 한탄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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