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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슬람 포비아’현실화하나
히잡 쓴 여성 공격 잇따라 ‘공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이슬람 포비아’(Islamophobiaㆍ이슬람 혐오증)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반(反) 이슬람 증오 범죄 우려도 미국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슬람 전통 복장 중 하나인 ‘히잡’을 쓴 여성이 남성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경찰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라파예트 루이지애나대 경찰서는 전날 오전 캠퍼스에서 히잡을 쓴 여성이 남성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지갑과 히잡을 뺏겼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이 무슬림 여성은 경찰에서 남성들이 ‘트럼프’라고 쓴 흰 모자를 썼으며 금속 물체로 자신을 때리고 음란한 욕설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주립대(SDSU) 캠퍼스에서도 남성 2명이 무슬림 여성에게 다가가 위협과 함께 지갑ㆍ자동차 열쇠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 보고가 접수됐다.

앞서 새너제이주립대에서도 투표일인 8일 교내 주차장에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고 히잡을 뺏기는 사건이 신고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내 무슬림 사회에선 트럼프 당선 이후 ‘이슬람 혐오증’에 따른 증오범죄가 급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 ‘무슬림 입국 금지’라는 이민자 적대정책을 내세운 데다가, 미국 내 이슬람 사원과 무슬림을 조사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전에도 미국 내 무슬림이 일상에서 겪는 위협은 증가 추세였다. 미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무슬림 증오범죄는 전보다 5배 가량 늘었다. 2014년에는 무슬림 증오범죄가 154건 보고됐다. 이는 1주일에 거의 3회 발생한 것으로, 전년보다 14% 상승한 것이다.

이슬람 권익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지난달 미국 무슬림 유권자들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지난해 미국에서 이슬람 혐오와 반(反) 무슬림 정서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CAIR는 대선 직후 미국 내 무슬림들에게 주변을 조심하고 특히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라고 당부했다.

CAIR의 코리 세일러는 “이번 대선 기간 내 미국인 사이에서 이슬람 혐오 정서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불행하게도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소수인종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슬림뿐만 아니라 소수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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