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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늦었지만 이제라도 ‘트럼프 제대로 알기’ 공부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에 몰아닥친 ‘도널드 트럼프 광풍’이 급격히 잦아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 상승 마감됐다.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증시도 비슷한 수준의 초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도 상승했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 역시 안정세다. 2% 넘게 떨어졌던 한국 코스피는 10일 큰 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아시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것이라는 관측은 적어도 시장에선 하룻만에 소멸됐다.

금융시장의 빠른 안정에는 “모든 이와 다른 나라들을 공정하게 대할 것”이란 트럼프 당선자의 유화 메시지가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생각만큼 불확실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트럼프의 부정적 이미지는 정치적 반대 세력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지적이 고개를 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트럼프의 ‘미국 최우선주의’ 기치가 또 다른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조업 부흥의 정책방향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그럴 경우 한국 기업에도 참여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요동치던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해서 트럼프발(發) 리스크가 아주 사라진 건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이전과는 다른 많은 변화를 분명하게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그 변화가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게 문제다. 우선 그가 공언해 온 보호무역의 강화 움직임이 걸린다. 미국이 보호주의로 내달으면 세계 각국은 연쇄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한미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자칫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 안보 비용의 증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당선이 기회와 위기를 함께 불러온 셈이다. 늦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트럼프 제대로 알기’와 그의 정책 방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파동으로 대통령도, 경제 사령탑도 사실상 부재상태나 마찬가지여서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안을 야당이 받아들이고 속히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 데 우리만 맥없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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