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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변의 美 대선]기성정치에 대한 분노…서구 사회 곳곳서 도전받는 양당제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보수ㆍ진보 양당 중심의 정치 체제가 세계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선은 미국에서도 기존 정치 체제가 도전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로 대변되는 이변의 연속은 미국의 유권자들 또한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대선은 ‘아웃사이더’가 ‘인사이더’를 위협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모두가 비웃었던 트럼프의 대선 후보 선출 가능성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수많은 공화당 정치인들을 밀어내며 현실이 됐다. 후보 선출 이후에도 힐러리는 그를 상대로 예상 외의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자료=123rf]

이는 더이상 공화당 정치인 혹은 민주당 정치인의 구도 속에서 누군가를 택하려 애쓰지 않고 눈을 돌려 다른 선택지를 찾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사 표현이었다. BBC는 전 세계에 강한 충격을 안긴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 모두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기성 정치인들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도전장을 던지고 솔직함으로 무장한 것이 트럼프의 힘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안’을 찾는 움직임은 이미 전 세계적인 흐름이 돼 가고 있다. 난민 수용 문제가 국가적으로 중대한 이슈로 떠오른 독일에서는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독일대안당)이 급부상하고 있다. 반유로ㆍ반난민을 내건 독일대안당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을 제치고 제2당 자리를 꿰찼다. 

[사진=비르지니아 라지 오성운동 소속 이탈리아 로마 시장. 자료=비르지니아 라지 페이스북]

최근 아이슬란드 조기총선에서는 기성 정치 반대를 기치로 내건 해적당이 총선에서 크게 약진해 집권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14.5%의 득표율을 기록해 10석을 얻은 해적당은 집권 연립정부의 일원인 독립당에 이어 좌파녹색당과 공동 원내 제2당에 올랐다. 해적당은 2012년 활동가, 무정부주의자, 해커 등이 반 기성 정치를 주창하면서 창당된 신생 정당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기성 정치 체제에 반기를 든 오성운동이 수도 로마와 토리노에서 30대 여성 시장을 배출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오성운동은 정치 풍자로 인기를 끈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깨끗한 정치’를 주장하며 좌파와 우파라는 기존 정당 체계를 부정하며 2009년 창설한 정당이다.

[사진=집권 시리자(급진좌파연합)를 이끄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자료=123rf]

지난해 12월과 6월 스페인에서 치러진 두 차례 총선에서 반(反) 긴축 극좌정당인 포데모스도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양당 체제를 뒤흔들었다. 앞서 그리스 시리자는 재정위기 속에서 집권당으로 등장했다.

내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FN)과 유럽연합(EU) 탈퇴를 끌어내는 데 일조한 영국독립당(UKIP)도 기성 체제에 반기를 드는 정당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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