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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결과에 숨죽인 세계…통화가치ㆍ안보, ‘국익’ 걸린 국가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대선 레이스의 대장정이 끝을 향해 달려 가고 있는 가운데 대선 결과에 촉각을 세운 것은 미국 유권자들뿐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중 누가 권좌를 차지하는가에 따라 국익이 오고 가는 여러 국가들도 8일(현지시간)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 트럼프가 동맹국들에게 ‘안보 무임승차’를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그의 당선은 한국에 안보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부담이 크게 늘거나, 협상이 트럼프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시 미국이 강경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가 당선돼도 방위비 분담금의 소폭 증액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힐러리는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차이를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당선 시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신흥국 경제는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의 집권에 따른 우려에 따라 급격한 원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힐러리가 당선돼도 보호무역주의 기조 자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누가 당선돼더라도 대비책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멕시코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자국 통화 가치와 경제에 미칠 타격을 가장 우려해야 하는 국가로 꼽힌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아야 한다는 등 트럼프가 경선 과정부터 ‘멕시코 때리기’를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페소화 가치는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경쟁 중에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페소화 가치가 당장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들여오는 멕시코 생산품에 관세 35%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지 않으면 폐기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으로 향하는 만큼 트럼프 당선은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머니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 당선이 경제에 몰고 올 ‘허리케인’에 대비해 비상대책 마련에도 착수한 상태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중국에게는 힐러리 당선과 트럼프 당선 모두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힐러리의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을 그대로 계승해 중국의 지배력 확대를 막을 것이 전망된다. 또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보면 트럼프의 입장과 유사하게 대중 무역에 칼을 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의 경우 연이어 무역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공격을 쏟아 붓고 있는 가운데 지나치게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는 점이 중국을 고심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트럼프 당선이 힐러리 당선보다 중국에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대니얼 벨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국유 기업 개혁에 칼을 댈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고,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으로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동맹국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 중국이 군사적 지배력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ㆍ유럽연합(EU)ㆍ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과 안보 협력이 필수적인 국가들도 긴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과 같이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EU 역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고립주의 노선을 걸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 제재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 발언을 주고 받은 만큼 우려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NATO의 입장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트럼프가 적극적으로 나토 내에서 역할을 하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있다.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자국을 침공하더라도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치명적인 위험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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