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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와 절연까지 한 美 대선, 역대 가장 첨예한 전쟁…‘극진보 v. 극보수’ ‘단일 인종 v. 다문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유독 갈등이 많은 대선전이었다. 7일(현지시간) 45대 미국 대통령의 자리를 결정하는 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대선전이 역대 가장 정치적으로 첨예하고 인종적으로 분열됐다고 평가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보수주의를 일관했던 공화당 지지자들이 지난 10년 사이 12%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 중 극진보주의나 진보주의 성향을 유지한 이들은 11%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민주당 지지자는 계속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화당 지지자는 계속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진=퓨리서치센터]

문제는 이들의 정치성향이 뚜렷해지면 질수록 상대 지지자들을 혐오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 1일 퓨리서치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 지지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58%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존중할 수 없다고 답했다. 뉴저지 주의 몬무스 대학교가 700명의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 상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친구와 절연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7%였다. 60%는 이번 대선을 통해 “사람의 추악한 면을 보았다”라고 응답했다.

미국 사회에 대한 인식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엇갈렸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자 81%는 미국이 지난 50년 사이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힐러리 지지자 중 삶의 질이 50년 전과 비교해 나빠졌다고 밝힌 이들은 19%에 불과했다. 59%의 힐러리 지지자들은 미국민들의 삶이 50년 사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자료=퓨리서치센터; 그래픽 수정=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이번 대선의 또다른 변수는 바로 ‘인종’이다. 민주당 내 유색인종 유권자 비중은 1992년 24%에서 올해 42%로 급증한 반면, 공화당 내 유색인종 유권자의 비중은 1992년 7%에서 2016년 13%로 지난 25년 사이 6%포인트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이 8일 투표과정에서 “백인과 유색인종 간의 갈등이 표면화할지도 모른다”라고 전망한 것도 이러한 인구변화 때문이다.

미국 전체 유권자의 비중은 백인이 69%, 흑인이 12%, 히스패닉계가 12%, 아시아계가 4%로 여전히 백인 유권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교육, 소득, 그리고 산업유형에 따라 고차산업ㆍ고소득ㆍ고학력의 백인은 힐러리를, 1차 산업ㆍ저소득ㆍ저학력의 백인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의 객원 논설위원 J.D. 반스는 “한 제조기업이 전체 지역사회를 먹여살리는 러스트밸트나 시골 주들의 경우, 트럼프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학력이나 소득 여부와 상관없이 소수의 기업이 지역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발휘하는 미국 중남부 주의 백인들의 경우, 과거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를 향수하며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종교는 대선의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 중 세속주의자는 1992년 8%에서 2016년 29%로 늘었다. 세속주의자라고 밝힌 공화당 지지자도 1992년 6%에서 12%로 증가했다. 이번 대선에서 60대 이상의 공화당 지지자는 1992년 38%에서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 60대 이상은 1992년 42%에서 2016년 48%로 비교적 증가폭이 작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유권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져 힐러리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의 ‘세대간 격차’가 두드러질지는 불확실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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