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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녀 ‘숨비소리’ 이달말 인류 무형유산 된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칠성판을 등에 지고, 명정포를 머리에 이고, 저승길이 오락가락하는…” 제주해녀의 물질은 목숨을 건 삶의 투쟁이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속담도 있다.

해녀의 ‘숨비소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삶으로 돌아오는 생명의 의성어이다. 잠수 작업을 벌인 뒤 물위로 급히 올라와 몸속의 이산화탄소를 한꺼번에 내뿜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소리이다. ‘쉬호이 쉬호이’하면서, 휘파람 섞인 채 뿜어내는 거친 숨소리이다.

제주 구좌읍 해녀박물관에 적힌 소녀 해녀의 한 마디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두렁박에, 시름을 달래주던 노래가 있으면 큰 돌고래 거북과 마주하던 컴컴한 바다 속도 무섭지 않았다.” 사랑과 나눔은 죽음의 공포도 이긴다. 해녀들은 독립을 위해 싸웠고, 아이들 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렸을때 별도의 추가근무로 기부금을 내, 폐교를 막았다.

나눔과 사랑, 삶을 향한 인간의 투쟁을 담은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로부터 인류무형유산 등재권고를 받았다. 세계인의 귀감이 될 정신문화, 노동문화로서 등재될 일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Evaluation Body)는 엄정한 심사를 벌인 결과 제주해녀문화에 대해 ‘등재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되는 제11차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은 18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주해녀문화’가 최종 등재가 되면 총 19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제주해녀문화(Culture of Jeju Haenyeo(Women Divers)는 ▷잠수장비 없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문화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안녕을 빌고, 공동체의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 ‘해녀노래’ ▷어머니에서 딸로,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세대간 전승되며, 무형유산으로서의 ‘여성의 역할 강조’ ▷제주도민 대부분 알고 있는 해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 형성 등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은 신청서를 통해 ‘해당 유산이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다양성의 본질적인 측면을 어떻게 전달하고 그 끈질긴 정신을 강조하는지를 보여준다. 제주도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해녀가 있으며, 바다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위한 의식도 행해진다. 잠수 기술과 책임감은 선배에서 후배 해녀로 전해지며, 선배 해녀들이 어촌계를 이끌어 간다. 해녀 학교 또한 설립돼 있다. 공동 작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자체 사업을 진행하는 자금을 마련하는 등 관련 공동체의 사회적 응집력과 문화적 지속성을 촉진하는 활동도 벌인다. 제주 해녀들의 잠수는 생태적으로도 바람직한 것으로 설명되며, 이는 부분적으로 선진화된 어업 방식을 금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해녀문화는 그들의 기술에 대한 평가와 가계에 대한 금전적 기여를 통해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는 데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등의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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