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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된 편견·악의적 비방… ‘삼포’가 일상인 건선환자 2명중 1명 치료포기 경험 건선협회 환자 467명 설문조사
건선협회 환자 467명 설문조사



건선 환자 2명 중 1명이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건선 환자들은 사회활동에도 영향을 받아 취직이 안 되거나 업무상 불이익을 받는 등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우 모임인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회장 김성기)가 지난 10월 29일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10월1일부터 10일까지 건선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선 환자들이 질환 자체로 인한 고통 이외에도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3명 중 2명꼴인 77.6%가 현재의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사회활동에도 타격이 커, 41%가 건선 때문에 취직 실패, 업무상 불이익, 실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으로 일상생활이 힘들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기도 해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가 82%, 자살 충동을 느낀 경우도 43%로 정신적 영향도 심각했다.

건선은 외부로 보이는 발진, 각질 등의 증상으로 인해 단순 피부 질환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전신의 면역체계가 망가져 일어나는 전신성 면역질환이다.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며 다양한 치료법이 동원되고, 장기간의 치료로 환자의 부담이 큰 것이 실정이다.

이처럼 치료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질환 자체보다도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 더 크다. 건선이 전염되지 않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임에도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피부병의 특성상 타인에게 옮긴다는 선입견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건선 때문에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에 지장이 있다는 응답이 61%로 나타났으며,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1%였다.

특히 질환 때문에 경제활동에 받는 타격도 심각했다. 41%가 건선으로 인해 취직에 실패하거나 승진이나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직장에서 불이익을 경험했다. 33%는 직장ㆍ학교에서 악의적인 비방이나 따돌림 대상이 되기도 했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이같은 건선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1억명이 넘고, 국내 환자도 16만 명에 달한다. 16만 명 중 약 10%인 1만6000여명은 전신에 병변이 나타나는 중증 난치성 건선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기 ‘선이나라’ 회장은 “건선 중에서도 증상 정도가 심한 중증 건선 환자들은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며 “이들에게 생물학적 제제와 같은 치료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비가 부담돼 쓰지를 못하는 있다. 중증 건선만이라도 산정특례 지원을 통해 치료비를 경감해 주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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