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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우면서 닮아간 힐러리-트럼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대선 D-20일에 치러진 대선 후보 간 3차 TV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전에 없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는 1ㆍ2차 토론보다 향상된 토론 실력으로 힐러리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두 후보가 세 차례의 설전을 치르며 서로 닮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힐러리는 토론에서 트럼프의 약점을 쉴새없이 공격했다.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트럼프야말로 “미국 내 일자리를 해외로 수출했다”라고 조롱했고, 트럼프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어 “트럼프 타워에 중국산 철강을 갖다 썼다”라고 비꼬았다. 또 러시아가 미국 민주당의 이메일을 해킹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를 “푸틴의 꼭두각시”라고 표현하는 등의 인신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힐러리의 마지막 토론 전략은 트럼프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것(finish off)이었다”라며 “지나칠 정도로 안전한 길을 걷는다고 평가받는 정치인으로서는 놀라운 행동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승세를 굳혀가고 있는 힐러리가 굳이 이런 공격적 전략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분노를 유발해 더 많은 표를 끌어모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힐러리는 비록 여론조사상으로는 앞서 있지만, 그 리드는 불안한 형국이다. 그에 대한 지지는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지 않고, 그를 지지하는 흑인ㆍ히스패닉은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실제 여론조사 결과보다 힐러리의 득표율은 떨어질 수 있다. 그에 비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충성도가 높으며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각에서는 대선에서 큰 표차로 승리를 거둘 경우 당선 후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민주당 전략가인 브래드 배넌은 “힐러리는 단순히 이기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권을 확립하기 위해 크게 이기는 것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역시 공격적이기는 매한가지였다. 트럼프는 힐러리를 향해 “정말 추악한 여자”라고 독설을 내뱉었고, 대선 조작론을 꺼내들며 “선거 결과에 승복할 지 여부는 그때 가서 말하겠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과거 앞선 토론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주요 정책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을 예로 들며 억지스럽지 않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전에 언급했던 한ㆍ일 핵무장 용인론을 부인하는 등의 말바꾸기나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이전 토론만큼 많지는 않았다.

이에 3차 토론 뒤 CNN-ORC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가 승리했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그 격차는 좁혀졌다. 1차 토론에서는 힐러리가 승리했다는 의견이 트럼프에 비해 35%포인트나 높았지만, 2차 토론에서는 23%포인트, 3차 토론에서는 13%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심지어 누가 더 진실한 후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47%의 지지를 받아 46%에 그친 힐러리를 따돌리기까지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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