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피봇 투 차이나’로 불똥 튄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中ㆍ필리핀ㆍ러시아 삼각동맹에 다급해진 美
[헤럴드경제=이수민ㆍ문재연 기자]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별을 고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한 데 이어 한 발 더 나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피봇 투 아시아ㆍPivot to Asia)이 두테르테의 ‘피봇 투 차이나’ 정책에 가로막히면서 미국도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에 따라 미국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하기로 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 정부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하는 나라는 비난 미국뿐이 아니며, 역내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도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미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70년 우방인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양국의 상호방위협정 준수는 바위처럼 단단하다”며 “동맹관계는 성장하고 발전ㆍ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 “미국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다”며 미ㆍ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세상과 맞서싸우는 것은 (필리핀, 중국, 러시아) 우리 세 나라 뿐이라고 말하겠다”고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와함께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은 봄날”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을 뿐 아니라, 그간 양국간 냉전을 불러왔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중국에 한 발 양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특히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도 “종이 조가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ㆍ중국명 황옌다오)에 대한 필리핀 어민의 조업권을 인정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피봇 투 차이나’로 불똥이 튄 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피봇 투 아시아’ 정책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전략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정치ㆍ외교 지형이 중국-필리핀-러시아로 이어지는 삼각축으로 급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