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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도 미친 집값…집 사면서 ‘주택장식용’ 눈속임 대출 횡행
3분기 모기지 60%까지 치솟아
과열 차단책 ‘백약이 무효’ 우려


중국에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출 행렬에도 불이 붙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억제책이 쏟아지면서 편법을 동원해 대출을 받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3분기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뒷받침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주택 가격은 날마다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부동산 포털 써우팡의 조사기관인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신규 분양주택 가격은 ㎡당 1만2617 위안(약 209만원)으로 전월보다 2.17% 상승하며 17개월 연속 뛰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초 전했다.

지난 8월 베이징에서 거래된 분양아파트는 1㎡당 평균 3만6180 위안(약 600만원)을 기록했다. 베이징시 전체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526만 위안(8억7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제4 순환도로 내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500만 위안, 5 순환도로 안은 1000만 위안 전후에 형성됐다. 같은 달 푸젠성 소재 경제특구 샤먼시의 집값은 한 해 전 대비 4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지역으로 조사됐다.

덩달아 대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대부분 모기지론으로 이뤄진 중장기 가계 대출이 3분기 신규 대출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2분기 47%, 1분기 23%에서 훌쩍 뛰어오른 수치다.

감시의 눈을 속이는 각종 편법이 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WSJ는 계약금 대출을 금지한 정부의 규제를 대출 브로커들이 어떻게 피해가는지 보여주는 사례를 제시했다.

평안은행, 난징은행 등 대형 은행의 대출을 중개한다는 샤오 주(Xiao Zhu)라는 이름의 업체는 계약금을 대출할 방법을 찾는 고객에게 대출의 목적을 주택 구매가 아닌 ‘주택 장식’을 위한 것으로 적도록 한다. 돈을 빌려주는 은행에서는 이 돈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합법적이다. 은행의 고객 관리자들에게 들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WSJ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서는 자신들은 계약금 대출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난징은행은 WSJ에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평안은행은 답변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줄줄이 도입되고 있는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시는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제2ㆍ3차 주택 구매에 제한을 가했다. 광둥성의 둥관시와 후이저우시는 최근 차례로 부동산 거래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둥관시는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실제 거래가가 등록 가격의 15% 이상을 넘어서거나 떨어질 경우에는 온라인 계약시스템을 자동으로 중단시켜 거래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고 등기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후이저우시도 이와 유사하게 실제 가격이 등록 가격보다 10% 낮으면 자동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도록 했다. SCMP는 10일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지시 아래 국경절 연휴 기간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지도부 개편을 앞둔 가운데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번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7%의 중속 성장세를 기록한 것에도 부동산 시장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로지앨라 야오 주택시장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경제성장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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