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위생상태 나쁠수록 건강기대수명 낮아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그 나라의 식수상태로 그 나라의 건강기대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수 위생상태가 나쁠수록 건강기대수명은 낮게 나타났다.
김종인 원광대 장수과학연구소 소장은 세계 148개국을 대상으로 건강기대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고 11일 밝혔다.
건강기대수명이란 질병이나 부상 등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이를 말한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2년 건강기대수명을 기준으로 ‘65세 이후 잔여건강기대수명’(건강기대수명에서 65세를 뺀 기간)을 도출했다.
이후 2000~2012년동안 유엔과 세계은행(WB)에서 발표한 소득수준, 교육수준, 도시 거주민의 위생적 식수 공급률(IDW) 등의 사회경제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유럽, 남미, 북미, 중동,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148개국이었다.
그 결과 사회경제지표 가운데 국가별 도시 거주민에 공급되는 위생적인 식수 공급률이 잔여건강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별로 살펴봤을 때 65세 이후 잔여건강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 국민의 잔여건강기대수명은 11년이었다. 이어서 일본이 10년, 키프로스가 9년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잔여기대수명은 8년으로 호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과 같았다. 잔여건강기대수명이 상위권인 나라는 우리나라(99%)를 제외하고 모두 위생적인 식수 공급률이 100%였다.
반면 잔여건강기대수명이 마이너스로 65세까지 건강하게 살지 못하는 하위권 나라들의 공통점은 식수 공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잔여건강기대수명이 0년인 리투아니아는 위생적인 식수 공급률이 98%였고, 과테말라(-3년, 97%), 필리핀(-5년, 92%), 세네갈(-10년, 91%), 잠비아(-16년, 86%), 모잠비크(-20년, 78%), 차드(-21년, 60%) 등이었다.
김종인 소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나라별 식수원의 수준이 건강수명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우리나라 역시 수질관리 등 사회 인프라 강화로 건강한 노화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화와 인간개발’(aging & human develop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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