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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SPO 부족하다면서 경찰대 여경은 더 안 뽑겠다는 경찰
- 인권위, “경찰청이 여성 비율 확대 권고 불수용”

- 여경 82%는 하위직 몰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학교전담경찰관(SPO) 중 여학생을 담당할 여성 경찰관이 태부족이고 경찰 내 여성 비율이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이 경찰대학 신입생 중 여성 비율을 높이라는 인권위의 권고를 또다시 거부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청이 경찰대학 신입생 모집시 여성 비율을 확대하라는 권고를 또다시 수용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014년 9월 여성 선발 비율을 12%로 정한 것은 과도한 제한으로 성차별에 해당하므로 그 비율을 높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청은 2017년 경찰대 신입생 모집공고에서 또다시 여성 선발비율을 12%로 제한해 인권위가 불구용 공표를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에 경찰 내 여성 비율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을 촉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할 경우 여경이 전담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등 여경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활용 분야를 고려하여 적정 인력을 선발하는 것이 국민의 기대에 부합한다”면서도 “물리력․강제력이 수반되는 경찰 직무 특성과 신체 능력 차이로 여경 배치 부서가 제한적이어서 급격한 채용비율 변화는 조직 운영 문제 뿐 아니라, 치안역량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여경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경찰청의 입장은 경찰의 업무가 치안 경찰부터 복지 경찰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사회상을 감안할 때 부적절하다는 것이 인권위의 반박이다. 육체적 능력이 치안 역량에 결정적인 것은 아닌데다 경찰대 입시전형 중 체력검사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이를 증명한다는 것.
선진국과 비교해도 경찰 내 여경 비율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16년 8월말 기준 경찰 내 여성 경찰의 비중은 10.4%로 영국 27%, 캐나다, 프랑스 각각 2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찰이 고위 간부 입직 경로인 경찰대학 선발시 여경 비율을 제한하면서 여경의 고위직 진출은 막혀있는 상태다. ‘2014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여경은 경사, 경장, 순경을 합한 약 82%가 대부분 하위직에 몰려있다.
게다가 부산지역 SPO가 담당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진 사건 이후 경찰청은 여학교의 경우 여경이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남녀공학일 경우 서로 다른 성의 경찰관 2명이 2인 1조로 업무를 전담키로 해 여경의 수요는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1050명의 SPO 중 여경은 389명(37.0%)에 불과하다. 여성 SPO 1인당 담당 학교는 30.6개에 달한다. 

실제 치안 현장에서는 여경을 필요로 하는 경찰이 이들을 지휘할 간부가 될 경찰대 선발과정에서 여성 비율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은 경찰이 조직적으로 고위직에 여성이 진출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 

반면에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은신한 조계사 검색검문을 지시하면서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이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에게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검문검색에 여경을 배치하라"고 명령하는 등 여경을 경찰 업무의 적극적 주체로 보기보다는 '경찰의 꽃' 등 부수적 역할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권위는 “이러한 실태를 볼 때 경찰청의 여경 채용 및 관리직 임용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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