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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판이라기보다는 선수”…차기 유엔 사무총장 구테헤스는 ‘난민 전문가’ ‘행동가’
[헤럴드경제=김성훈ㆍ문재연 기자]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안토니우 구테헤스(67)가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유엔의 새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 시리아 난민 사태 등 최근 북부 아프리카ㆍ중동의 난민문제가 국제 문제로 발전한 점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6차 비공개 예비투표(straw poll)를 하고 구테헤스를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을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오늘 6차 투표 후 우리는 뚜렷한 선호 후보를 정했다. 그의 이름은 안토니우 구테헤스”라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구테헤스가 앞으로 5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임무를 잘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유엔총회에 구테헤스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결의안을 6일 채택할 예정이다.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어야 결의안이 통과되지만, 현재로선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구테헤스 전 총리는 트위터에 “합의가 이뤄졌다. 영광이고 행복하다”라는 글을 올리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투표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구테헤스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구테헤스는 15개 상임ㆍ비상임이사국으로부터 찬성을 나타내는 ‘권장(encourage)’ 13표와 ‘의견없음(no opinion)’ 2표를 받았다. 반대표인 ‘비권장(discourage)’은 나오지 않았다.

구테헤스는 1995년∼2002년 포르투갈 총리를 지냈다. 그는 잠재적 대권 후보로 자주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나는 심판이라기보다는 선수”라며 출마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나는 행동하는 것, 운동장에서 뛰는 것, 나를 개입하도록 움직이는 것들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행동가’ 면모를 부각시켰다.

포르투칼 정치권을 떠난 후에는 국외에서 외교 분야로 무대를 옮겨 2005년∼2015년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로 활동했다. 국제사회에서 ‘난민 전문가’로 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벌써부터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대 난제인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된다.

선진국들이 난민을 돕기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특히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을 탈출한 난민들이 먼저 도착하는 터키와 요르단이 선진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의 난민은 결국 유럽으로 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유한 선진국이 이들에게 더 국경을 열고,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탈북자들이 북한에 강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 이들의 경우 정치적 박해보다는 일거리가 없거나, 배고픔 때문에 도망친 경우가 많지만, 북송될 경우 처벌이나 박해를 받을 위험이 크다며 ‘현장 난민(refugee sur place)’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정치권을 떠난 후에는 국외에서 외교 분야로 무대를 옮겼고 2005년 UNHCR 최고대표로 선출됐다.

정신과 의사였던 부인 루이자 아멜리아와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뒀으나 1998년 아내와 사별했다. 3년 뒤 현재의 부인인 카타리나 마르케스 핀토와 재혼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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