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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공포 먹고사는‘트럼피즘’…美대선구도 또다시 흔들리나
트럼프 ‘공포조장 전략’효과 볼듯

미국 뉴욕 맨해튼과 인근 뉴저지주에서의 폭탄테러로 한 동안 미국인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테러공포’가 다시 전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첫 TV토론을 불과 9일 앞둔 시점에 ‘테러공포’가 부각되면서 미국 대선은 또 다시 예기치 못한 돌발악재에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대통령 선거를 50여일 앞둔 미국이 테러 공포에 휩싸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백악관행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LA타임스의 여론조사에서 47.7%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41%)를 6.7%포인트 간발의 차로 앞선 트럼프가 미국 내 반(反)난민ㆍ반(反) 이슬람주의의 감정을 앞세워 지지율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데일리비스트는 이와관련 이날 ‘테러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를 선출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캠프는 두려움과 분노에 기반해 있다며 “트럼프는 테러를 이용할 기회를 거의 놓친 적이 없다”고 썼다. 테러를 막을 강력한 정책을 내놓으며 안전에 위협을 느낀 미국인들의 표심을 자극해 왔다는 의미다.

CBS 등 다른 미국 언론들도 특히 대선후보들의 첫 TV토론을 불과 9일 앞둔 시점에 테러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벌어졌다며, 최근 미국인들의 관심에서 다소 뒤처졌던 테러 불안감이 다시 선거 국면의 화제로 등장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풀이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샌 버나디노 총격 사건 이후 상승 추세를 탄 바 있다. 그는 당시 애플이 아이폰 잠금 해제를 거부하자 애플 제품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올랜도 나이트클럽 테러 이후에는 무슬림 입국 금지, 테러 관련국 이민자 차단 등의 공약을 들고 나왔다. 이번 폭발물 사태 후에도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에 비해 단호한 초기 대응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우리는 매우 단호해야 한다”며 “세계에서, 그리고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끔찍하다. (테러에 대해) 단호하고 현명하고 항상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사건 당일 17일에는 “이런 사건 같은 것은 먼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수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관련 정보를 기다려보는 게 현명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힐러리는 다만 다음날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공격과 관련해선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우리는 미국을 보호하고 IS 및 다른 테러 단체를 격퇴하려는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이 느끼는 테러 공포가 부쩍 높아지면서 ‘공포 조장’ 전략이 효과를 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9일 CNN방송은 9ㆍ11테러 15주기를 앞둔 여론조사 결과 미국 사회의 과거 참사에 대한 분노와 공포가 크게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CNNㆍORC가 1~4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9월 11일 전후로 미국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할 것 같나’ 응답자 중 절반이 가능성이 있거나 높다고 답했다. 2011년엔 동일 항목에 39%만이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고 답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폭발 사건이 9ㆍ11테러 15주년이 지난 뒤 며칠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NYT는 “뉴욕이 2001년 9ㆍ11테러를 견뎌내고 세계 주요 도시를 차례로 공포에 몰아넣은 대혼란을 15년 동안 피해왔다”며 “그 때문에 온갖 음산한 가능성이 열린 이번 사건이 더 충격적인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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