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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력, 문제 없으신가요? ①]고령의 난청 환자, 치매 발병 확률 약 2배 높아
- 고령화ㆍ청소년 이어폰 사용으로 난청 환자 증가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매년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대한이과학회는 귀의 모양과 발음이 비슷한 숫자 ‘9’가 두 번 들어 있는 이날을 귀 건강을 환기시키는 날로 지정하고 있다.

귀는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기관이다. 만약 귀를 통해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대화를 통한 소통이 어려워 사회적으로 고립이 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노인 인구의 증가, 이어폰 사용의 증가로 난청을 경험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노화에 따른 난청 환자가 늘면서 60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이 난청을 겪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이어폰 사용으로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도 심각한 수진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조기 난청을 치료해야 사회적 고립을 막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0세 이상 2명중 1명이 난청=난청은 흔한 질환 중 하나로 의사소통의 부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게 돼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난청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과 자존감 저하로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최근에는 난청이 지속되면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 발생을 증간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2세 이상의 청력검사를 시행한 총 1만8650명의 검사자 중 0.5, 1k, 2k, 3k, 4k Hz의 평균 청력역치(외부환경의 변화, 자극에 대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가 양쪽 귀 모두 40dB HL 이상인 경우는 1217명(4,45%)이며, 한쪽 귀만 40dB HL 이상인 경우는 1425명(5.98%)으로 집계됐다. 난청의 유병률은 나이에 따라 증가하며, 양측 귀 모두 40dB HL이상의 난청이 있는 경우는 20대에서 0.11%, 30대에서 0.35%, 40대에서 0.90%, 50대에서 3.43%, 60대에서 11.88%, 70대에서 26.26%, 80대 이상에서 52.83%로 보고돼 60세 이상의 노인인구 약 52%에서 난청이 보고되고 있다.

난청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중이염, 이독성 약물, 소음 등 다양하지만, 노화에 의한 난청이 가장 잘 려위험인자이다. 일반적으로 연령에 따른 청력 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며, 고주파 영역에서부터 전 주파수 영역으로 진행된다.

조양선 대한이과학회 차기회장(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화에 의한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루 종일 이어폰을 끼고 생활하는 청소년들도 소음성 난청이 증가하면서 난청의 유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난청으로 치매 발생 확률 1.89배 높아=일반적으로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상 40dB 이상의 청력저하를 말한다. 순음청력검사는 다양한 주파수의 순음에 대해서 들리는 최소의 역치를 측정하는 검사다. 청력이 정상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력 역치의 평균을 0dB HL로 정의한다.

난청의 정도는 회화음역에 속하는 주파수인 0.5, 1k, 2k Hz에서의 청력역치를 산술평균해 구한다. 25dB HL 이하를 정상 청력, 26~40dB HL을 경도 난청, 41~55dB HL을 중도 난청, 56~70dB HL을 중고도 난청, 71~90dB HL을 고도 난청, 91dB HL이상을 심도 난청으로 분류한다.

대부분 중도 난청 이상에 의학적 관심이 맞춰져 왔으나, 최근에는 경도 난청에서도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로 인해 인지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 공동연구팀에서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도 난청을 겪는 노인은 청력이 정상인 노인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1.89배 높았다.

특히 소아는 경도 난청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경도 난청을 가진 소아의 37%가 학업성취도의 저하로 한번 이상 유급했고, 정상청력의 소아에 비해 행동문제, 자존감의 결여를 보였다.

▶청소년 난청도 심각한 수준=최근에는 고령 난청 환자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소음성 난청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청소년 귀 건강을 체크하는 학교 검진은 초등학교 1학년,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총 4차례 시행되고 있다.

학교검진 난청 유병률은 0.47%,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유병률은 0.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유병률은 0.01%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상호 대한이과학회 개원이사(신사 호 이비인후과 원장)는 “이같은 결과는 표본 추출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아니다”며 “특히 일부 통계는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 확정된 환자만을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다 예민한 진단 기준을 적용했을 때 12~19세 한국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 유병률은 26.0%까지 올라간다. 이처럼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이유로 이어폰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청력 손상을 꼽을 수 있다.

박상호 개원이사는 “스마트폰의 이어폰 과다 사용은 이전 음향기기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청력 손상 정도가 커 청소년 소음성난청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며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거나 자각 증상이 있더라도 한국 교육 현장의 특성상 중ㆍ고등학생은 실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인원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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