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등 선정매듭 1일부터 돌입
장소·예산·증인출석 험로 예고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가 오는 1일부터 시작되는 제3차 청문회에 출석할 증인과 참고인 선정을 마쳤다. 하지만 청문회가 개최되기까지 극복해야 하는 난관이 만만찮아 험로가 예상된다.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제3차 청문회가 오는 1일 오전 9시 30분께부터 2일 오후 6시께까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리며, 증인ㆍ참고인 선정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조위 청문회 개최는 아직 난관이 많다. 우선 장소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7월 국회 제3회의장에 장소 사용 협조를 요청했지만 국회 측은 “국회 내 회의장은 국회가 주관하는 인사청문회 및 공청회, 원내 교섭단체가 국회의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에만 쓸 수 있다”며 거부했다. 곧바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사학연금공단 강당을 대관하고 대관료까지 완납했지만 지난 10일 사학연금공단 측에서 돌연 “내규상 청문회 개최가 불가하다”며 대관 취소를 통보해왔다. “교육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게 특조위의 판단이다. 특조위 측은 결국 최근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의 대관을 마쳤지만, 100명의 인원만 수용할 수 있어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데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 집행 문제도 있다. 특조위 관계자는 “지난 해 국회에서 의결은 마친 특조위 예산 중 현재까지 남은 예산은 20억 원 가량”이라며 “그런데도 기재부는 6월 말 특조위의 활동 기한이 종료됐다며 청문회와 관련된 예산 집행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세월호 특조위 측은 정부예산 없이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 특조위 관계자는 “현재 청문회뿐만 아니라 특조위 활동 전반을 위원들과 조사관들이 사비를 털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인ㆍ참고인 문제도 남아있다. 특조위는 제3차 청문회에서 참사 이후 정부의 미흡한 진상규명에 대해 다룰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을 증인으로 선정했다. 특조위는 또 언론보도의 공정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참사 당시 공중파 방송 책임자였던 길환영 KBS 대표이사, 김시곤 KBS 보도국장, 안광한 MBC 대표이사 등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청문회에 출석할 39명의 증인과 29명의 참고인을 선정했다. 하지만 증인 목록을 살펴보면 많은 인물들이 현재 정부 관계자ㆍ언론사 간부로서 출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차와 2차 청문회 당시 출석하지 않은 일부 증인들에 대해선 현재 고소고발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가 출석을 요구한 증인ㆍ참고인들이 대거 출석하지 않을 경우 반쪽짜리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은 “청문회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증인과 참고인을 출석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출석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