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트럼프가 흑인, 히스패닉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민 공약 수정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 사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인종인데, 트럼프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올해 11월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는 900만명 이상으로 4년전 대선에 비해 16% 증가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대체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연초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는 47%였다. 이는 2012년 35%에서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61%가 트럼프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60% 넘는 응답자가 힐러리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한 것이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로 그리 크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은 주요 경합주에서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전체 유권자의 15%, 네바다주에서 9%, 뉴저지주에서 7%, 버지니아주에서 5%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마크 워너 민주당 후보는 전체 218만표 가운데 1만8000표라는 근소한 표차로 당선됐다. 워너 후보는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 2대1로 공화당 후보를 앞선 덕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엇다.
올해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의회 선거 출마자는 40명에 달한다. 8년전에 8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5배로 늘어난 것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65년에는 미국 내 아시아계가 히스패닉보다 수적으로 우세할 전망이다.
WSJ은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계 미국인의 영향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2016년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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