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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귀 씌었다”며 딸 살해 어머니ㆍ오빠…경찰, 정신감정 의뢰
“비상식적인 범행동기ㆍ건강상태 고려, 정신감정 유치키로



[헤럴드경제(시흥)=박준환 기자] “반려견의 악귀가 딸에게 씌었다”며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어머니와 오빠에 대해 경찰이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지난 10여 년간 정신질환 전력이 없던 이들이 ’악귀‘ 운운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범행 동기를 진술하고 있어 이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시흥경찰서는 피의자들에 대해 검찰에 정신 감정유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감정유치는 ‘감정유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필요한 경우 감정을 의뢰할 수 있으며, 검찰에 감정유치를 신청하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 결정을 받는다.

감정유치 결정이 나면, 경찰은 병원 또는 기타 정신감정 유치 장소에 피의자들을 유치한 상태에서 정신감정을 한 뒤 추후 다시 수사할 수 있다. 감정유치 기간 중에는 구속집행이 취소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 한 달간 감정유치하겠다는 신청서를 오늘 중 검찰에 신청할 계획이다“며 ”피의자들은 지난 10여 년간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없는데도 ‘악귀가 씌여 살해했다’는 등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범행 동기를 대고 있어 감정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동기를 조사하기로 한 경찰은 두 피의자 모두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피의자들에 대한 약물 중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A(54ㆍ여) 씨와 아들 B(26) 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40분께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딸이자 여동생인 C(25ㆍ여)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C 씨는 목이 잘려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다.

경찰에 검거된 A 씨와 B 씨는 기르던 반려견의 악귀가 C 씨에게 씌여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다. 경찰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친딸을 살해한 것으로 미뤄, A 씨가 결혼 전 신병(神病)을 앓았던 것이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탐문 조사 과정에서 A 씨의 조모가 과거 무속인이었고, A 씨도 결혼 전 한동안 신병을 앓다가 증상이 멈추자 무속인 길을 거부한 채 결혼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무속인이던 할머니에서부터 내려온 신내림을 받지 않은 A 씨가 아들, 딸과 며칠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에 의해 ‘악귀’를 운운한것 이 범행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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