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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에 골병든 유망 코스닥 상장사
-유망 기업으로 선정돼 받은 정부출연금도 횡령

-회장의 배임과 횡령 끝에 회사는 상장폐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유망한 코스닥 상장 의료기기 제조사를 매각하며 비리를 저지른 전 회장과 기업 사냥꾼들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경영권 양도 과정에서 수백억을 횡령했고, 유망했던 회사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월드클래스 300과 히든 챔피언에 선정됐던 유망 의료기기 제조사의 경영권을 양도하며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횡령·배임)로 배모(53) 전 회장과 임원진, 기업 사냥꾼 6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 7명을 약식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의료기기 판매사를 운영하며 직원들과 공모,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며 받은 정부출연금을 유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부터 배 전 회장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이 지급한 정부출연금 100억원 중 9억원을 사적인 용도로 쓰고,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외주업체에 불법 지원을 하는 등 회사에 16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급기야 배 전 회장은 무자본 기업 사냥꾼에게 회사를 넘겼다. 그러나 자본이 없는 기업사냥꾼들이 주식매도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배 전 회장은 기업 사냥꾼들과 함께 회사 주식 25만주를 몰래 처분해 40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회사를 넘겨받은 기업 사냥꾼들도 회사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며 150억원을 가로챘고, 이사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유상증자 대상을 바꾸는 대가로 현 대표로부터 32억원을 받았다. 결국, 회사는 지난 5월 6일, 외부감사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 폐지됐다.

회사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서자, 기업 사냥꾼들은 관세사와 변호사에게 4억 8천여만원을 건네며 조사 무마를 부탁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5월부터 회사의 공시내용을 분석하던 중, 비리내용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결국, 기업 사냥꾼과 배 전 회장이 구속됐고, 가담자를 포함해 총 18명이 기소됐다. 검찰은 배 전 회장의 부동산을 가압류하고 금융계좌를 동결하는 등 은닉 재산을 추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상장폐지 등으로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가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며 “자금 조달시장에 대해 모티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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