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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삼성생명 내년까지 지주사로…‘이재용의 삼성’ 한발짝 더
생명, 삼성증권 지분 8.02% 매입
전문가들 “금융지주사 기정사실”

반도체·가전·스마트폰·디스플레이
전자, 인적분할 후 지주전환이 ‘핵심’



삼성의 기업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주당 164만원까지 치솟아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올 초만해도 200조원을 밑돌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32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룹의 모회사격인 삼성물산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흐름을 탔다. 17일 하루동안만 4.5% 올랐고, 지난 달 말 대비로는 10%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SDS,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불과 보름새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구조조정 중인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곤 모두 오름세다,

삼성그룹주의 반등은 1차적으로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에 따른 실적불안 우려감의 해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 17일 삼성그룹주의 동반상승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삼성의 주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또 지배구조 개편시나리오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 인적분할에 의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내년까지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높아=삼성생명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가 보유중인 삼성증권 주식 613만주여주(8.02%)를 약 2343억원(주당 3만8200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 계획대로 지분매입이 완료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현재 11.14%에서 19.16%로 높아진다.

삼성생명 측은 이에 대해 “계열사에 분산된 금융계열사 지분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지만, 전문가들이 보는 견해는 다르다. 삼성생명이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행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은 사실 이미 오래전 예견됐다. 

지난 2013년 말 삼성생명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부터다. 삼성생명은 이 시기를 즈음해 비금융회사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집해왔다. 지난해 10월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이 각각 자사주 166만주, 245만주 매입에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하면 삼성생명이 이를 매입해 금융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생명은 지난 17일 이런 방식의 거래를 택했다.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8분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상장회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데, 삼성생명은 이미 상장사인 삼성카드 지분 71.86%를, 비상장사인 삼성자산운용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도 각각14.98%, 19.16% 확보하고 있다. 계산상으론 삼성화재 지분을 15% 가량, 삼성증권 지분을 11%가량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로 파악된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이 이미 다량의 자사주를 확보하고 있어 이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가 지분 30%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분할에 의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최종 종착지?=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에 의한 지주회사 전환이 될 것이란 게 가장 설득력 있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현재의 삼성전자를 지주회사 삼성전자와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및 디스플레이 등 4개 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현재 232조원(시가총액기준)에서 360조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 각각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구글, 아이폰, 마이크로소프트 등 비슷한 분야의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 회사의 기업가치는 각각 150조원, 100조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적분할에 의한 지주회사 삼성전자가 60조~70조원, 삼성전자의 가전 및 디스플레이 부문이 50조원 상당의 시장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해 지주회사를 설립할 경우 이재용 체재로의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11조30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설 예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지분율(4.1%)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사실상 감자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여기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하기 이전에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3%)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과 본인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를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인한 불안에 따라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내년말까지 앞당겨 추진할 가능성은 있지만 삼성전자의 분할 방안은 보다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2년 내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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