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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밀워키, 빈부 격차로 쌓인 인종 갈등 감정 폭발…밤 10시 청소년 통행금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밀워키는 그동안 빈부격차로 인한 인종 갈등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으며, 이번 총격 사건으로 인해 쌓여왔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밀워키시는 밤 10시부터 청소년들의 안전을 고려해 통행금지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채널에서 밀워키에서 발생한 폭동사태를 두고 “흑인 경찰이 흑인을 쏜 사건이다”이라며 “미국의 법과 질서가 얼마나 붕괴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밀워키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은 과거 ‘흑백내전’ 양상을 유도한 총격사건들과는 다르다. 밀워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인 흑인 실빌 스미스(23)가 도난당한 총을 가지고 있었으며, 실탄 23발이 장전돼 있었다고 밝혔다. 스미스에 총격을 가한 경찰은 24세 흑인이었다. ‘경찰이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다.

CNN방송은 “밀워키는 인종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흑인과 백인들이 서로 벽을 만들고 살고 있다”며 “밀워키 거주자 57%가 흑인과 히스패닉계지만 백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사는 흑인은 2%에 그친다”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밀워키 내에 쌓여왔던 불만이 이번 소요 사태를 일으킨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밀워키 북부의 셔먼파크 주민대표인 알더만 라이니는 “오늘날의 폭동은 그동안의 불평등, 불공정, 부당함, 빈부격차, 부족한 교육의 기회가 빚어낸 결과”라며 “밀워키의 주민들은 그동안 받아온 억압에 지쳐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형식상의 법과 질서의 재정립이 아닌, 사회적 차별과 인종차별을 뿌리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발생한 과격 시위로 인해 1명이 목에 총상을 입고, 경찰관 7명이 다쳤다. 경찰관 부상자 대부분은 시위대가 던진 돌과 벽돌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이가운데 2명은 부상이 심해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시위 이틀째에는 첫날 있었던 주유소 방화 등은 없었지만, 시위대가 경찰에 돌과 유리병 등을 던져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남성 11명과 여성 3명을 체포했다. CNN은 이틀째 시위에서 총성이 세곳에서 울렸다고 보도했다.

톰 배럿 밀워키 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15일) 밤 10시 이후에 10대 청소년들은 집에 있거나, 거리가 아닌 장소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건을 백인 유권자 결집에 활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오는 16일 위스콘신주 웨스트 벤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 지역 내 백인들의 표심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해 볼티모어 시민폭동을 촉발했던 ‘흑인 프레디 그레이 사망사건’의 가해 경찰 6명이 모두 무혐의로 풀려난 것과 관련,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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