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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다우케미컬-듀폰 합병 반독점 조사
‘화학 공룡’ 다우듀폰 시장 독식 우려
유럽농민 생계·혁신방해 가능성 검토



유럽이 다우케미컬<사진>과 듀폰의 합병 계획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화학 공룡’ 기업이 살충ㆍ제초 등 작물 보호 분야를 장악해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1300억달러(약 143조원) 규모 합병안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공정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농민들의 생계는 합리적 가격으로 작물 보호를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예정된 합병이 이 분야에서 가격을 높이고, 혁신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은 모두 제초, 살충,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동등 합병 방식으로 두 회사를 합쳐 ‘다우듀폰’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합병인 만큼 유럽은 이 회사가 작물 보호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가격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또 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그대로 안주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살피겠다는 취지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제시한 방침만으로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부족했다고 밝혔다. 합병 회사를 다시 3개로 분사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방침의 일환이었다.

FT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미국 기업이지만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 EU 집행위원회가 조사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조사로 독점에 엄격한 유럽 시장의 벽이 또 한 번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정책책임자로 일했던 반독점법 변호사 데이비드 발토는 “유럽은 개척하기 훨씬 힘든 길”이라며 “유럽 당국은 (미국에 비해) 시장 점유율 기준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진행에 따라 반독점 조사를 두고 미국과 유럽 사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유럽의 강도 높은 반독점 조사는 이미 수차례 진행돼 왔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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