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은동 상관없이 올림픽 메달은 2690억원 가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1. 지난 1976년 8월 1일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모든 한국인은 열광했다. 여전히 농촌에선 ‘보릿고개’를 겪던 시절, 한국인들은 그의 금메달 소식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도 당시 올림픽이 열렸던 몬트리올 주 경기장 기념비에 새겨진 금메달리스트 이름 가운데 ‘양정모(YANG JUNG MO)’ 선수의 이름은 유난히 빛이 난다. 그곳을 방문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그의 이름을 쓰다듬으며 당시를 회상하기 때문이다.

#2.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펜싱(에페) 국가대표 신아람 선수는 ‘1초 오심’을 당했다. 수초가 지났지만 경기장 공식 시계는 계속 경기가 1초가 남았다고 알리고 있었다. 신아람 선수는 결승 진출을 하지 못했다. 분노한 한국 국민들은 이역만리 한국 땅에서 소맥(소주+맥주)을 말아먹으며 분을 삭였다. 올림픽 때만 되면 치킨과 주류 판매가 늘어나고, 가전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 하는 것도 모두 올림픽의 간접 경제 효과다.

올림픽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키 어렵다. ‘아마추어리즘’은 올림픽 정신의 기본이다. 세계 최고의 야구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한 미국이 유독 올림픽 야구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올림픽 정신의 기본인 ‘아마추어리즘’과 관련이 깊다. 프로 선수는 돈을 받고 경기를 하는 선수를, 아마추어 선수는 돈을 받지 않고 경기를 하는 선수를 가리킨다. 올림픽에 대한 비판 가운데 ‘과도한 상업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것도, 올림픽이 아마추어리즘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메달 2690억원 가치”=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국내에서 재미있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림픽에서 얻는 메달 하나의 경제적 효과는 최소 1950억원에서 최대 269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 첫 머리에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진실된 땀과 열정은 경제적 가치로의 환산이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은 소비 증가와 기업의 이미지 제고, 국가 브랜드 홍보 등 무형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메달을 딸 때 발생하는 소비 증가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70억∼430억원이다. 2000년 이후 올림픽이 열린 해의 가계 소비는 개최되지 않았던 해의 가계 소비보다 평균 약 2.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런던 올림픽 때의 소비 증대 효과(0.3%)를 최소로 놓으면 올림픽 기간(17일) 동안 늘어나는 민간 소비 증가분은 약 1100억∼6990억원었다. 이렇게 늘어난 소비에 대한 생산유발계수(1.765)를 곱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1940억∼1조2340억원 가량이다. 이를 2000년 이후 평균 올림픽 메달 획득 수(29개)로 나누면 올림픽 메달 1개의 소비 증가 파급 효과는 약 70억∼430억원이 된다.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는 메달 1개당 120억∼200억원으로 추정됐다.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에 배정되는 직·간접 광고비는 메달 1개당 약 100억원이다. 여기에 광고비 지출의 약 1.2배에서 2배까지 매출 증가 효과가 발생하면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는 메달 1개당 120억∼2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경제 효과는 역시 국가 브랜드 홍보와 국격 상승을 경제적 효과로 환산한 수치였다. 준결승전과 결승전, 하이라이트 방송 등의 시간을 감안해 국가 브랜드가 노출되는 효과를 계산하면 메달 1개당 1760억∼2060억원 규모의 국가 브랜드인지도 제고 효과가 나올 것이라 추산됐다.

▶진짜 메달 가치는?= 올림픽 금메달이 순금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금메달을 딴 뒤 한국 선수들이 곧잘 하는 이로 메달을 물어보이는 세리머니를 보면서 메달에 이로 물었던 흔적이 남은 것은 아닌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리우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올림픽 메달은 지름 11㎝, 무게 500g이다.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의 크기는 모두 같다. 이는 역대 올림픽 메달 가운데 가장 크고 무거운 메달이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엔 금이 6g만 섞여 있다. 나머지는 구리(7.4%)와 은(91.4%)이다.

올림픽 금메달은 규정상 금이 6g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나머지는 은과 동을 섞어 구성한다. 120년의 올림픽 역사 가운데 가장 가벼운 메달은 1904 세인트루이스, 1908 런던올림픽에서 주어진 것으로 21g이었다. 대신 1912년 스톡홀롬 올림픽때까지는 순금으로 금메달이 제작됐다.

올림픽 금메달의 평균 경매 가격은 1만 달러(1136만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메달의 의미에 따라 경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한다. 1936 베를린올림픽 육상 4관왕이었던 미국의 제시 오언스의 금메달은 2013년 경매에서 147만 달러(약 16억7000만 원)에 낙찰됐다.

평균 제작 단가가 가장 높았던 금메달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사용된 금메달로 개당 708달러(80만 원·평가액)였다. 당시 금과 은 시세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리우올림픽의 금메달 가격은 70만∼100만원 가량으로 전해진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