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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왕, 8일 생전 퇴위 관련 입장표명…日 인터넷 매체 “일왕, 아베행보에 ‘불안’”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3일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오는 8일 방송을 통해 생전 퇴위를 표명하기로 했다. 반(反)아베 성향의 매체인 ‘겐다이(現代) 비즈니스‘는 아키히토 일왕이 최근 아베 총리의 행보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주요언론은 4일 아키히토 일왕이 최근 불거진 ‘생전 퇴위’를 놓고 입장표명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궁내청 관계자에 따르면 일왕은 오는 8일 사전녹화한 영상메세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 요미우리와 아사히(朝日)신문은 “비디오 메세지로 발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겐다이(現代) 비즈니스’는 궁내청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지난 5월부터 일왕의 ‘생전 퇴위’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겐다이 비즈니스가 취재한 한 자민당 간부에 따르면 NHK방송이 당시 움직임을 감지해 총리실에 연락을 취했고, 아베 내각은 보도 시기를 조정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일왕의 퇴위보도가 참의원 선거와 겹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해당 간부는 겐다이 비즈니스에 “생전 퇴위는 왕실 전범의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왕실 본연의 의미를 재검토하는 의미에서 헌법 개정와도 연결돼 있다”며 “개헌을 목표로 한 아베 정권 입장에서 선거기간 동안 개헌 논의로 여론을 자극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 정권의 의사가 반영돼 보도가 참의원 선거 이후에 전해진 것”이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 궁내청 간부는 일왕이 아베 내각의 앞날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겐다이 비즈니스에 따르면 전 궁내청 간부는 “일왕은 평화헌법의 정신을 준수하고 상징일왕으로서 국내외 위령 여행을 계속하고 평화를 갈구해왔다”며 “일왕을 ‘일본국의 원수’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설정하는 자민당의 헌법 개정 초안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오는 8일 일왕이 영상메세지를 통해 ‘생전 퇴위’를 둘러싼 단순한 ‘심정’ 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왕의 ‘생전 퇴위’가 이뤄지려면 실질적인 왕실전범 개정 및 제도변화가 필요한데 헌법상 일왕의 정치적 발언이나 개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NHK 방송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 의사를 단독보도했다. 이후 일본 주요 언론은 일왕의 생전퇴위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의 개헌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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