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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에너지빈곤층에게 ‘시원한 바람’ 선풍기 500대 지원
-서울 저소득 1984가구 중 76가구 선풍기도 없어…여름나기 ‘빨간 불’
-선풍기 전문기업과 협력…각각 250대씩
-쪽방촌 어르신 대상 폭염 예방 조사ㆍ캠페인도 병행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재활용 수거로 생계를 이어가는 임(79ㆍ여) 모 씨는 여름만 되면 한숨이 나온다. 뜨거운 하늘 아래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일도 고역이지만 집에 와도 더위를 식힐 선풍기 하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번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집으로 돌아오지만 “당뇨와 고혈압 약값 때문에 선풍기 장만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가 임씨와 같이 최소한의 냉방기구도 없는 폭염취약가구 지원에 나선다. 시는 더위에 건강까지 위협받는 에너지빈곤층 500가구에게 선풍기를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에너지빈곤층이란 소득 10% 이상을 냉ㆍ난방비 등 전기요금으로 쓰는 가구를 뜻한다. 시에 따르면 지역 내 에너지빈곤층은 전체 가구의 10.3%인 36만 가구다. 그 중 저소득세대 1984가구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59.6%(약1182가구)는 33㎡ 이하 공간에서 생활하며, 여름을 선풍기로만 보내는 가구도 79.7%(약1581가구)에 달했다. 3.8%(약 76가구)는 선풍기 한 대마저도 없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시는 먼저 이들 76가구를 지원하되 각 자치구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선풍기 지원이 급한 가구를 추가 선정, 500가구를 추려냈다. 선풍기 500대는 선풍기 전문기업 ㈜신일산업과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이 각각 250대씩 마련했다.

아울러 시는 6일까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공동으로 ‘쪽방촌 어르신 폭염 건강피해 예방 조사ㆍ캠페인’도 시행한다. 행사는 쪽방촌 어르신의 건강상태 파악과 온열질환 예방에 관한 교육 등에 목적을 둘 예정이다.

한편 시민 중에서도 여름철 에너지 빈곤층 돕기에 관심이 있다면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홈페이지(www.seoulenergyfund.or.kr)를 통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후원으로 서울역과 돈의동 쪽방촌에 생수 2만병, 서울역 쪽방촌 등 5개 구역에 방충망 1000개가 지원되는 등 기부행렬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정환중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에너지가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에너지빈곤층에게 여름은 겨울 이상으로 혹독한 계절”이라며 “시민분들이 참여해주신다면 에너지빈곤층이 여름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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