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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최장수 기업 두산… 창립 120주년, 조용한 기념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최고(最古)’ 기업에서 ‘최고(最高)’ 기업으로

한국 최장수 기업 두산이 최고(最高)기업으로의 변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1일 창립 120주년 기념사에서 “두산의 역사에 자긍심을 갖고 또 한번의 힘찬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자”며 “한국 어느 기업도 밟지 못한 120년의 역사를 일궈낸 임직원들의 헌신에 감사 드린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장에 답 있다’ 취임 4개월= 올해 3월 말 취임한 박 회장이 지난 4개월여 동안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현장’이었다. 취임 나흘만인 4월 1일 박 회장은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사업장을 방문했고, 지난 5월에는 충북 증평 두산 전자사업부(BG) 사업장과 전북 군산 두산인프라코어 사업장을, 6월에는 중국 옌타이 두산산업차량BG사업장을 찾았다. 현장을 챙기는 일을 가장 중점적으로 해왔다는 박 회장은 “현장의 직원들이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으로 제품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을 봤다”고 말했다.

두산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각도 박 회장 취임 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계열사 매각 등으로 마련한 3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금이 밑바탕이 됐다. 박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덕분에 올해 상반기에는 기대치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다”며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현황에 대해 “장기 저성장 기조가 여전하며 잠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는 등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고 진단한 뒤, “두산이 걸어온 120년 역사를 돌아보면 이보다 더한 고비도 수없이 많았으나 두산은 버텨온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세계로 무대를 넓혀왔다. 이것이 두산의 저력”이라 강조했다.

▶장수의 비결 ‘청년정신’= 두산그룹은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서 창업한 ‘박승직상점’이다. 주 취급 물품은 면포. 두산이란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박승직 창업주의 아들 박두병 두산그룹 최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부터였다. 박두병 회장의 이름 가운데자 ‘두(斗)’를 이용해 ‘한말 한말 쌓아올려 산같이 커지라’는 의미가 두산이란 이름에 담겨있다.

120년 유구한 역사를 가능케했던 것은 변화를 두려워 않는 청년정신이었다. 두산은 1990년대 주류 시장의 70%, 청량음료 시장의 48%를 차지할만큼 유통 소비재 업종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졌으나 이후 인프라기업으로 변신했다. 코카콜라와 오비맥주를 매각했고, 자판기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대신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했고,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매입했고, 지난 2007년에는 미국 소형중장비 업체 밥캣도 사들였다. 소비재 유통 기업에서 인프라 기업으로의 완벽한 변신이었다. 두산만큼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기업은 국내에선 유사 사례조차 찾기 힘들다.

두산은 지금도 변신중이다. 연료전지 사업과 면세점 사업을 새로운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채택한 것이다. 변신을 위한 실탄 마련 작업도 그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14년 KFC 매각을 시작으로 두산DST, 두산건설 HRSG 사업 부문 등을 잇따라 매각했다.

두산 면세점 사업도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타면세점 오픈 초기 일매출이 1억원에서 최근에는 5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식개장(그랜드오픈·10월)이 되면 두타면세점은 두산의 안정적 현금 흐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올해 하반기에는 두산밥캣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두산밥캣의 시가총액은 4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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