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치로 드러난 것과 달리 속을 들여다보면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하반기 당장 내수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고, 국내공장의 해외판매가 계속 감소해 수출이 점점 뒷걸음질치고 있다. 또 신흥시장 경기침체로 현대ㆍ기아차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리스크가 점점 쌓이고 있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를 에워싸고 있는 ‘3각파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 현대ㆍ기아차가 하반기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는 물론 연간 경영실적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예측이 따르고 있다.
▶기아차 어닝서프라이즈, 현대차 선전=기아차는 27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77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2014년 2분기(7697억원) 이후 처음으로 7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역시 5.3%로 2014년 2분기(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8% 증가한 1조404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5.2%로 집계됐다.
기아차 2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였다면 현대차는 선전했다. 전날 경영실적 발표에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76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7509억원)보다 0.6% 성장했다고 발혔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부진을 극복하며 순성장을 달성했다.
2014년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1조9384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 대비 3.7% 올랐다. 하지만 이 해 2분기 영업이익이 13.2% 감소한 뒤 올해 1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그러다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성장하며 감소세 기록을 멈췄다. 이에 2년3개월 만에 현대ㆍ기아차 영업이익도 동반상승했다.
▶3각파도 엄습, 하반기 난관 예상=이 같은 성적에도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하반기 전망은 비관적이다. 우선 개소세 인하가 하반기 들어 종료되면서 당장 내수가 얼어붙을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도 개소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의 여파로 하반기 전체 내수시장이 8.7% 하락해 201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가 감소(-0.5%)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조기투입시키려는 것도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판매하는 수출물량이 점점 주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해외수출이 감소했고, 기아차는 올해들어 2개 분기 연속 수출량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상반기 내수판매를 늘리고도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국내공장 판매는 감소했다. 현대차 국내공장 올해 상반기 판매는 전년도 대비 8.2%줄었고, 기아차 국내공장 역시 8.8% 하락했다.
해외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신흥시장 침체에 따른 연쇄효과로 볼 수 있다. 러시아, 브라질, 중동 시장 등 대표적인 신흥시장에서 현지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당장 국내공장 수출량에 영향을 줬다. 나아가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러시아와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량이 14.4%, 22.6%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고보 있어 신흥시장 악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요 해외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차는 현지 딜러십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승용차의 경우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25% 늘렸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차 한대당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평균 3100달러로 올라갔다. 그럼에도 하반기 미국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