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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은 청년’의 두 얼굴…“장애인 사라져버려” 칼 휘두른 日 전직원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6일 새벽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장애인 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부린 용의자 우에마쓰 사토리(植松ㆍ26)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일본 지지(時事)통신 취재결과, 우에마쓰의 이웃 주민은 그가 “인사성 밝고 예의가 깍듯한 청년”이었다고 진술했다. 주민은 사건이 발생하기 4~5일 전에도 우에마쓰의 인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에마쓰는 “장애인이 없어져버렸음 좋겠다”며 자신이 근무했던 장애인 시설에서 칼을 휘둘렀다.

우에마쓰는 26일 새벽 자신이 근무했던 장애인 복지시설 ‘쓰구이야마유리엔’(津久井やまゆり園)을 침입해 입소해 있던 지적장애인들을 공격했다. 일본 소방국은 최소 19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갔다고 밝혔다. 22명은 가벼운 경상을 입었다.
자신이 1년 간 근무했던 장애인 시설을 26일 새벽 침입해 칼을 휘두른 우에마쓰 사토시(26). 이날 사고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TBS방송]

경찰에 따르면 우에마쓰는 201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년 간 쓰구이야마유리엔에서 근무했다. 해직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TBS방송은 그가 해고통지에 불만을 품고 “사람을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웃 진술에 따르면 우에마쓰가 시설 입소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소문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 우에마쓰는 이날 오전 2시 30분 경 망치로 시설의 유리창을 깨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은 현장에서 유리가 깨진 흔적과 근처에서 망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직원은 일본 경찰에 오전 2시 40분 경 “칼을 든 남자가 침입해 날뛰고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용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고 30분 뒤 쓰구이 경찰서를 찾아“내가 저질렀다”고 자수했다. 그는 자신의 자동차로 이동했다. 자동차 조수석에는 혈흔이 남아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우에마쓰가 들고 있던 가방 안에는 피가 묻은 칼 여러 개가 발견됐다. 
26일 새벽 가나가와 사가미하라 시의 장애인 시설을 전 직원이었던 우에마쓰 사토시(26)이 범행을 저지른 후 자신의 자동차 트렁크에 어떤 물건을 넣는 모습이 현장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TBS방송]

사고가 발생한 쓰구이야마유리엔은 160명이 정원인 시설로, 4월 말 기준 149명이 입소한 상태였다. 연령대는 19~75세 사이였다. 마이니치(每日)신문과 요미우리(讀賣)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적장애인으로,거동 등이 불편해 간호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쓰쿠이야마유리엔은 남녀별로 여덟 개의 기숙사로 나눠 간호인들이 식사와 목욕 등을 도왔다. 약 130명의 상근 직원이 근무했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에 발생한 사고로 사가미하 시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NHK방송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라디오를 듣고 걱정됐지만 나오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기다렸다”라며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은 “’신체장애인들만 노리자‘는 식이었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네티즌들은 우에마쓰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1년 간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직통보를 받고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니냐고 제기하고 있다. 쓰구이야마유리엔의 계약직 시급은 시당 905엔(9843원)으로, 하루 10시간~12시간 30분 근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공고문에 따르면 쓰구이야마유리엔 계약직원의 통근수당은 4만 엔(약 43만 원)까지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칼부림 및 대형살인 사건이 2~3년에 한 번씩 발생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사이타마(埼玉) 현 구마가야(熊谷)시에서 페루 남성이 주택 3채에 걸쳐 남녀 6명을 살해해 논란이 됐으며, 3월에는 효고(兵庫)현 스모토시(洲本) 시에서 이웃 5명을 칼로 찔러 살해한 남성이 체포됐다. 2013년 7월에는 야마구치(山口)현 주남(周南)시에서 이웃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맞은 남녀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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