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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혁신의 이면
“현재를 파괴하는 기업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 창조는 파괴의 또 다른 이름이다. 리스크를 두려워하면 창조는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는다. 반면 도전의 성공은 미래 시장 지배라는 천문학적 가치와 과실을 보장한다.”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는 ‘혁신’과 동의어로 쓰이며 현대 경영을 상징한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창조적 파괴를 통해 혁신하는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앞다퉈 혁신의 물결에 올라타고 있다.

최근 이런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의 이면을 고찰한 책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프랑스 교육부 장관 출신의 철학자 뤼크 페리의 신간 ‘파괴적 혁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포가 팽배해지고 있는 지금, 저자는 맹목적인 혁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전진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경고를 보낸다. 그는 혁신으로 우리의 삶 자체가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혁신 자체에는 어떤 철학도 없으며 오히려 혁신의 부정적 측면도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의미와 방향을 잃은 채 과거와의 단절에만 매달리는 ‘혁신을 위한 혁신’의 무가치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책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관심을 두는 것은 오로지 ‘성공’이라고 말한다. 자유나 행복 등 인류 진보의 목표를 삼는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혁신의 과정에 합류하지 못한 이들은 도태된다는 것이다. 혁신의 초기 과정에는 실업이 수반된다. 우리 기업들도 혁신이라는 이름 하에 대규모 실업을 감수해야 할 항목으로 치부한다면 그 혁신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진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능한 부작용부터 철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박세환 산업섹션 차장/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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