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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대 앞두고 역할 커진 새누리 대권주자들] “비박에 당권 밀어야 대권 힘 받는다”…보폭 넓히는 與 잠룡
유승민, 정병국 당권접수 후방지원
나경원, 친박계 특정후보 옹립 경고
오세훈·남경필·원희룡, 비박 단일화 역할


단 19일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대권 잠룡’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ㆍ나경원 의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물밑에서 각 당권주자의 교통정리에 나서는 한편, 강성 친박(親박근혜)계의 특정 후보 옹립 움직임에 강한 경고를 날리는 등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윤상현ㆍ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민심이 싸늘하게 식은 가운데, “친박계가 다시 당권을 잡으면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비박(非박근혜)계가 당권을 접수해야 친박계의 일방적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대선 후보 추대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잠룡을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의원은 정병국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문을 함께 작성하는 등 비박계의 당권 접수를 후방 지원하고 있다. 유 의원은 최근 “대선 도전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전당대회 전선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 의원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계파 패권주의에 갇혀서는 안 된다. 친박계가 누군가를 또 밀어준다, 권력을 잡겠다는 순간 새누리당은 국민에게서 멀어질 것”이라며 친박계의 ‘홍문종 후보 옹립’ 사전 차단에 주력했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당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매진하겠다”며 대권 도전을 암시했다. 원내 잠룡 2인이 모두 전당대회 ‘장외 지원’에 나선 셈이다.

오 전 시장과 남ㆍ원 지사 등 원외 잠룡들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지는 형국이다. “비박계 당권주자의 단일화를 포함해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 오 전 시장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은 주요 당 대표 후보들을 자신이 장을 맡은 서울 종로구 당원협의회에 초대하는 등 점차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또 최근 정 의원과 김용태 의원을 만나 “후보 단일화를 이뤄 달라”고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남ㆍ원 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선거 중립 의무를 지키고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나 의원의 불출마 결단에 일정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김 전 대표는 최근 약 1500여명의 당 내외 지지자를 규합하며 세 과시에 나선 상태다. 김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적극 개입하면 판세가 바뀔 수 있다.

이처럼 잠룡들이 당권 경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4월에 열리는 재보궐선거뿐 아니라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비박계 한 의원은 “청와대 핵심 멤버의 비위 사실이 연이어 드러나는 등 정국이 심상치 않다”며 “9월 국정감사에서 묵은 고름이 터지듯 폭로가 이어지며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4ㆍ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 이반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혁신 이미지를 가진 비박계를 당 전면에 내세우고, 친박의 자취를 지워야 당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일각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최대한 미뤄 ‘반기문 대세론’을 고착화 하자”는 사실상의 추대론이 나오는 것도 비박계 일색인 잠룡들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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