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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 전당대회] ‘反트럼프’ 반란 해프닝으로…아수라장된 美 공화당 전대
트럼프 후보지명 반대 대의원들
자유투표 외치며 규정개정 요구
군중에 구두표결…유지 확정선언
대회장 안팎 시위·행진 잇따라



“이건 농담거리다”(It’s a joke)

부동산 재벌이자 미국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를 공식 대선후보로 지명할 미 공화당 전당대회 현장은 예상대로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되자마자 트럼프 지지파와 반대파가 충돌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 농구경기장에서 이날 낮부터 나흘간 열릴 전대에서는 개막 3시간여 만에 ‘트럼프 반대파’가 전대 규정을 외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트럼프의 대선후보 지명을 반대하는 공화당 대의원들로 구성된 ‘반(反) 트럼프 연대’는 경선과정에서 트럼프를 지지했기 때문에 전대에서 의무적으로 트럼프에 표를 던져야 하는 대의원들이 과거 입장과 다르게 자유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안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제출했다. 이들은 9개 주 대의원 다수의 서명을 받아와 “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고 외쳤다.

하지만 진행을 맡은 스티브 워맥(아칸소) 하원의원은 “구두표결을 하겠다”며 “전대규정이 유지돼야 한다는 사람은 ‘예’를 외쳐라”고 말했다. 구두표결을 마친 워맥은 군중의 외침소리를 듣고 “‘예’가 이겼다”고 말하는 한편, “9개 주 대의원 주 3명이 서명을 철회했다”며 기존 전대규정을 유지하겠다고 확정했다.

이에 ‘반 트럼프 연대’는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우리는 투표를 원한다”, “주별로 찬반투표를 하라”고 외쳤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USA”라고 외치며 반 트럼프연대와 충돌했다. 대회장을 퇴장하는 대의원도 속출했다. 트럼프 반대운동을 이끈 마이크 리(유타) 상원의원은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며 “전대는 통합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저지운동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스티브 워맥 하원의원은 확정한 규정대로 전대를 진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 트럼프 연대가 규정수정에 성공했다면 트럼프는 대의원 과반인 1237명을 확보하지 못해 트럼프 대관식은 무위에 그칠 수도 있었다.

한편, 전당대회장 바깥은 트럼프 지지자와 반 트럼프 시위대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셧 다운 트럼프 & 공화당’(Shut Down Trump & the RNC)을 비롯한 ‘반(反) 트럼프 단체는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된 전당대회장 주변에서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규탄하면서 즉각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반트럼프 시위대에 맞불을 놓듯 주변에서는 미 전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든 ‘바이커’들의 지지 시위가 열렸다. 특히 이들은 허리춤에 찬 권총이 버젓이 보이도록 총기를 휴대한 채 시위를 벌여 경찰의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런 가운데 해킹 위협까지 커지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정보담당 수석고문인 맥스 에버레트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해킹 시도가 있어 차단했다면서 “우리의 새로운 네트워크에 침입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사람(해커)이 있다”고 말했다.

CNBC 방송은 무려 5만 명이 클리블랜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악의적 목적’의 해킹이 성공할 경우 전당대회장이나 관련 시설 출입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는 보안 스캐너 기능이 정지되는 등 현장의 직접적 피해는 물론이고 방송사들의 온라인 방송까지 영향을 입으면서 공화당의 메시지가 방송되지 않는 등 온라인 사고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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