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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의사까지 대체할까…데이터 분석ㆍ저장ㆍ기계적 학습 능력은 탁월
- 의학교육논단 논문, “인간 의사 역할은 최종 의사결정될 것”

[헤럴드경제]올해 3월 ‘세기의 대결’로 불린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패배를 안긴 알파고로 인해 미래 인공지능(AI)에 대한 활용 여부는 여전히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 영역에서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특수성을 갖고 있지만 암 환자 진단, 영상 의료 데이터 분석, 임상시험 등에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17일 의학교육논단(Korean Medical Education Review) 최근호에 따르면 최원섭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 박사(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미래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 현황을 분석했다.

최 박사는 “알파고와의 승부에서 이세돌 9단의 예기치 못했던 패배는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줬다”며 “고차원적인 사고와 인간 특유의 직감까지 필요한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 최고수를 능가할 정도라면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가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과거 증기기관이 인간 근육의 한계를 넘어섰다면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 두뇌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의사와 같은 ‘지식 근로자’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최 박사의 주장이다.

현재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전자의무기록ㆍ유전정보ㆍ건강정보 등을 분석한 치료권고안 및 건강 조언 도출, 특정 종류의 의료 데이터 해석 및 판독, 심전도ㆍ혈당ㆍ혈압 등 생체 데이터를 이용한 위험 징후 예측 등으로 구분된다.

실제로 2013년 미국 엠디 앤더슨 암센터에서 백혈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IBM 왓슨의 치료권고안은 실제 의사들의 판단과 80% 이상 일치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왓슨은 현재 미국에서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 IBM 역시 국내 병원에 왓슨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최 박사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의사가 하는 많은 역할이 대체 가능할 것”이라며 “물론 의사의 모든 역할을 기계가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한 획기적인 변화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최 박사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인간 의사’의 역할로 최종 의사결정권을 지목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특정한 의료 분야에서 의사와 비슷하거나 더 정확한 수준으로 발전해도 궁극적인 치료선택은 인간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최 박사는 “인간은 상식이 있으며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고 윤리의식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며 “반면에 인공지능은 자연어 처리, 패턴 인지, 지식의 분류, 기계 학습, 편견에 구애받지 않으며 저장공간이 무한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행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있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능력이나 창의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과 환자를 상대하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더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최 박사의 주장이다.

최 박사는 “미래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선도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앞으로 인공지능을 실제 진료 프로세스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또 인공지능의 의견과 의사의 의견이 다를 경우 어떤 의견에 따라야할지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고 인공지능 권고안을 받아들여 치료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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