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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반대하며(프리모 레비 지음, 심하은 외 옮김, 북인더갭)=아우슈비츠 생환 회고록 ‘이것이 인간인가’로 깊은 감동을 준 프리모 레비의 에세이집. 저자의 개인사와 함께 작고 연약한 것들에 대한 애정, 과학과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등을 담았다. 평범하고 평화로운 어린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지만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작가에게는 잃어버린 낙원과도 같을 수밖에 없다. 저자의 주요 관심사는 서문에서 밝혔듯 ‘타자의 존재’다. 그는 특히 과학문명이 초래할 위험에 예민한 촉수를 뻗는다. 나비, 다람쥐, 딱정벌레 같은 생명체들도 그의 관심 대상. 고통은 다만 인류에게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타자인 동물에게도 고통을 오염시킨다는 것. 저자는 고통의 크기를 줄이는 게 인간의 수행해야 과제라고 말한다.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레프 구밀료프 지음, 권기돈 옮김, 새물결)=1145년에 하나의 소문이 봉건 가톨릭 유럽을 관통하며 당시 준비중이던 제2차 십자군과 조금이라도 연관을 맺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상상력을 뒤흔들었다. 소문은 예루살렘이 이슬람의 침략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을 때 이슬람 배후에 ‘기독교 왕국’이 있으며 이들이 유럽을 구원하러 달려올 것이란 얘기였다. 하지만 실상 예루살렘을 결정적 위기에서 구한 것은 과거 몽골군에 포로로 잡혀 이집트에 노예 용병으로 팔려갔다가 이집트 왕국을 통치하게 된 맘루크 왕조의 이슬람 노예들이었다. 러시아 역사학자 구밀료프는 로마 교황청 문서보관서에서 칭기즈칸의 어릴 적 친구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광폭 연구 끝에 몽골과 러시아의 탄생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칭기즈칸 제국 탄생기를 전하는 ‘원조비사’와 러시아 탄생기 ‘이고르 원정기’의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어낸 저자의 역사적 상상력이 놀랍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최형국 지음, 인물과사상사)=TV사극이 방영될 때마다 논란을 피할 수 없는게 고증 오류다. 저자는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무기류와 갑옷, 투구, 전술과 지휘체계, 조선 군사들의 훈련 모습과 전투 시 움직임까지 무예사와 군사사에 관련해 폭넓은 고증을 편다. 역사책과 그림 등 사료를 보고 복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현해 현실적으로 고증해냈다. 사극에서 흔히 보게되는 무기로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를 통해 들어온 무기로 담력이 강한 병사들만 사용한 특수 무기였다. 그런데 사극은 물론 민속촌이나 테마파크 등에 문지기나 포졸들도 너나없이 당파를 들고 다니면서 조선군의 일반적인 무기로 잘못 인식돼 있다. 장수의 갑옷도 문제.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이 입고 있는 것은 중국식 견박형 갑옷이라는 것. 이런 고증 오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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