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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왕 생전퇴위 소식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힌 이유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 소식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표명했다고 13일 전면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에서부터 각종 인터넷 매체까지 일왕의 퇴위설이 지면 1면 혹은 주요 뉴스를 차지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임은 법안 개정에서부터 일왕의 위신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양한 논란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궁내청은 일왕의 공무일정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장 일본 왕실 관련 법률인 ‘왕실전범’ 개정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왕실전범에 따르면 일왕은 생전에 양위를 할 수 없다. 근세 이전에 일왕의 생전 퇴위가 자주 있었지만 메이지(明治)시대와 전후 제정된 왕실전범에서는 일왕의 생전 왕위가 “유일무이한 절대적 존재”로서의 일왕의 권위를 부정한다고 해서 인정되지 않았다. 일왕이 미성년이거나, 중대한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왕실전범 16조에 따라 왕실회의에서 섭정을 둘 수 있게 하는 것이 전부다.

아키히토 일왕이 살아있을 때 양위를 하게 될 경우 일본의 사회구조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일왕의 즉위연도에 따라 ‘연호’를 사용하는 일본의 모든 날짜체계가 뒤바뀌게 된다. 예컨대 일본의 공문서 등에는 날짜가 ‘2016년 7월 14일’로 표기되지 않고 ‘헤이세이(平成) 28년’으로 기록된다. 올해가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한 지 28년이 되기 때문이다. 패전 이후 쇼와(昭和) 일왕의 ‘인간 선언’으로 신화에서 비롯된 일왕의 ‘신격화’가 중단됐지만, 일본 곳곳에는 여전히 일왕을 유일무이한 신적인 존재로 여기는 문화가 잔재한다. 새해가 되면 신사를 찾아 참배를 하거나 일왕을 천황(天皇)이라고 지칭하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잇다.

양위가 이뤄질 경우 현재 부계상속을 원칙으로 하는 남계남자(男系男子) 원칙을 여성으로까지 확대하는 문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아키히토 일왕의 뒤를 이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는 아들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미히토(文仁) 부왕세자가 40여 년 만에 아들 히사히토(悠仁)를 낳으면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은 “‘남계남자’ 원칙에 따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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