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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협상 ‘女-女’ 대결
英메이-獨메르켈 불꽃접전 예상


브렉시트를 사이에 둔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줄다리기가 여(女)-여(女) 대결이 됐다. EU 수장국의 수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맞붙었다.

신경전은 시작됐다. 메르켈은 새 총리의 임무는 영국이 EU와 어떤 형태의 관계를 맺길 희망하는지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와 가진 합동기자회견에서 촉구했다. 전날 연례 독일 주재 외교단 리셉션에서는 “이주노동의 자유는 EU 회원국이 공유하는 근본 가치”라며 영국이 EU시장 접근권을 가지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협상 밑그림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권리만 취하고 의무를 피해갈 생각은 말라는 나지막한 경고다.

메이는 여유롭다. 브렉시트를 번복할 생각은 없지만 연내에 리스본조약 50조를 발효시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10월 이후 협상 진행을 시사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보다 더 늦은 시점에 본격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본격 협상이 시작되면 양 여성 지도자들 간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는 EU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EU 관료는 “메이는 브뤼셀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람들과 어떻게 여기서 일이 진행되는지 안다”고 말했다.

실력있는 ‘협상가’이기도 하다. 또 다른 EU관료는 “메이는 협상에 본인이 직접 참여할 것이다. 참모들에게 기대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는 굉장히 확실한 협상 스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도 이러한 메이의 리더십을 파악한 듯 협상이 상당한 난관을 겪을 것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메르켈은 “우리는 영국과 굉장히 힘든 협상을 벌일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해 관계를 갖고 협상에 맞서야 하는 두 여성 지도자는 역설적으로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를 두고 말콤 리프카인드 전 영국 외무장관은 “메이는 내게 메르켈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메이의 진지함, 그리고 디테일에 대한 안목이 인상 깊다고 밝혔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논평에서 “메이의 많은 지지자는 그가 제2의 대처가 되길 원하지만, 사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것이라면 좌파로부터도 아이디어를 빌려오는 실용적 보수당원”이라며 “그 점에서 볼 때 그와 협상해야 하는 EU 인사들에게 그녀는 대처보다는 메르켈을 연상시킨다”고 썼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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