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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힐러리 지지 선언…‘화학적 결합’은 미지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당 경선 라이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부터 공식 지지 를 얻고 당의 대선 주자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혔다. 그러나 샌더스의 지지자를 그대로 흡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샌더스는 12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州) 포츠머스에서 힐러리와 처음으로 가진 공동유세에서 “힐러리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며 “나는 그녀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우리가 직면한 매우 중대한 위기의 해법과 관련돼 있으며, 그것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가 힐러리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

힐러리도 이에 화답해 “샌더스는 미국을 걱정하는 젊은 세대에 힘과 영감을 불어넣었다. 평생에 걸친 불의와의 싸움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무찔러 대선에서 승리하고, 우리 모두가 믿을 수 있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연설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 유세에 이어, 라이벌의 지지까지 얻은 힐러리는 당과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 샌더스는 기성정치에 실망한 민심을 등에 업고 진보적 공약으로 미국 사회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비록 기성정치의 벽에 막혀 대의원수 확보 경쟁에 패배하기는 했지만, 오는 25~28일 있을 전당대회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고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향한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지지가 그만큼 뜨거웠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힐러리가 ‘이메일 스캔들’, ‘친(親) 부자, 친 월가 이미지’ 등으로 비호감도가 높아, 샌더스가 전당대회에서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했었다.

이날을 끝으로 대권을 향한 441일간의 여정은 목적지에 닿지 못한 채 마침표를 찍었지만, 샌더스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정강과 힐러리의 대선 공약에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을 비롯한 건강보험 개혁과 대학 무상교육 등 자신의 진보정책을 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에 마련될 민주당 정강은 “민주당 역사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까지 받게 됐고, 샌더스 측 관계자 역시 “샌더스 공약의 80% 정도가 관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힐러리가 샌더스의 공약을 수용하는 대가로 원하는 샌더스 지지층 흡수가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힐러리와 샌더스의 이념 및 지지층 차이가 상당히 큰 데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당사자들은 물론 지지층에서도 갈등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메일 스캔들’을 통해 재차 확인된 힐러리의 특권 의식, 고액 강연료 논란, 기득권적 이미지 등은 샌더스 지지층이 힐러리에게로 옮겨가는 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힐러리와 샌더스의 ‘정치적 결혼’이 실제 작동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며 “서로의 많은 지지자가 각자의 후보에 대해 깊은 의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CNN 역시 “샌더스가 대선을 돕지않고 수수방관한다거나, 3당 후보로 출마하는 정치적 악몽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면서도 ”모든 샌더스 지지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샌더스가 힐러리를 지지함으로써 ‘조작된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 지렛대를 완전히 잃은 샌더스가 신념을 저버리고 ‘사기꾼’ 힐러리에게 갔다”고 비난한 것은 샌더스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투표를 포기하도록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향후 샌더스가 힐러리의 대선 과정에 얼마만큼 협조하느냐가 양측의 ‘화학적 결합’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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